러시아,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 실패…동유럽 알바니아·불가리아 선출

입력 2023-10-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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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으로 이사국 자격 박탈
유엔총회 투표로 15개국 새로 선출돼
“러시아 선출은 정의에 대한 희롱”

▲2023년 9월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레그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회담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AP뉴시스

지난해 4월 유엔총회 투표로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 퇴출당한 러시아가 이사국 자리를 되찾는 데 실패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 83표를 득표하며 이사국에 복귀하지 못했다. 동유럽 국가에 할당된 2개 의석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알바니아(123표)와 불가리아(160표)가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권 기구로 여겨지는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6년 창설됐다. 총 47개 이사국으로 구성되며 193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총회에서 투표로 뽑힌다. 선출국의 임기는 3년이다. 유엔 인권이사회에 범죄 집행이나 제재 권한은 없지만, 인권 침해 정황이 드러날 경우 해당 국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에 열린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에서는 15개 국가가 새로 선출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이사국 자격을 정지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민간인을 살해·고문하는 등 여러 반인권적 행위를 저지른 데 따른 것이었다. 이로써 러시아는 리비아에 이어 이사국에서 퇴출당한 두 번째 국가가 됐으며 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인권단체 유엔워치의 힐렐 노이어 상임이사는 “우크라이나를 고문한 사람들을 세계 인권기구에 올려놓는 것은 정의에 대한 희롱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도 지난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전쟁 범죄와 잔혹 행위를 계속하는 가운데 인권이사회에 재선되는 것은 이사회와 유엔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추악한 오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