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노조 파괴공작’에 檢 압수수색…SPC에 무슨 일이

입력 2023-10-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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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파트너즈, 노조 탈퇴 종용 등 부당 노동행위로 수사
승진 과정서 민노총 조합원 차별…검찰, 12일 압수수색
‘사회적 합의 발전협의체’ 구성했지만 “임금 차이 여전”

▲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2021년 7월 1일 오전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부당 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회사가 노조를 탈퇴하라고 압박했고, 말을 안 들으면 진급할 때 차별도 있었다.”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장은 2021년 3월부터 벌어진 PB파트너즈의 부당노동 행위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PB파트너즈는 SPC그룹의 자회사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채용ㆍ양성 등을 담당하는 업체다.

파리바게트는 2017년 9월 고용노동부가 제빵기사 5300명을 불법 파견으로 판정하자 2018년 1월 이들을 PB파트너즈 소속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복리후생은 곧바로 임금 수준은 3년 안에 본사(파리크라상)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춘다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3년 후인 2021년에도 합의는 이행되지 않았다. 임 지회장이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자, 본사는 그해 3월부터 ‘노조 파괴’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협력업체 중간관리자를 중심으로 설립된 노조(한국노총 산하 PB파트너즈노조) 외에 임 지회장의 민주노총 노조는 없애기로 한 셈이다.

임 지회장은 “사 측이 노조원들을 찾아가 협박하고 탈퇴를 강요했다. 중간 관리자들에게는 탈퇴한 사람 수만큼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2021년 당시 760여 명이던 노조 수는 노조 파괴 작업 이후 한 달에 100명씩 탈퇴해 지금 240여 명만 남았다”고 전했다.

승진 과정에서도 민주노총 조합원 차별이 현실화됐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정문에 따르면 2021년 5월 승진 대상자 가운데 승진한 비율은 한국노총 조합원이 30%, 노조 미가입자는 20%였지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6%에 그쳤다.

이 같은 승진 차별은 경기지노위에 이어 2021년 12월 중앙노동위원회도 부당 노동행위로 인정했다. 지난해 1월 노동부 성남지청은 황재복 PB파트너즈 대표이사 등을 부당 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PB파트너즈는 노조와 ‘사회적 합의 발전협의체’를 구성했다. PB파트너즈는 노조 파괴 등 부당 노동행위를 한 간부들을 인사 조처하고, 황 대표가 사과키로 했다. 본사 수준의 임금ㆍ복리후생 수준을 검토해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노조 활동 보장에 대한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앞선 부당 노동행위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12일 SPC 본사와 PB파트너즈 본사, PB파트너즈 임원 정모 씨의 주거지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임 지회장 역시 중앙지검에서 4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저희가 수집한 녹취 등 자료가 있고, 관련 증거들도 많이 나온 듯하다”며 “다만 아직까지 본사와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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