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A급 전범 합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봉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월 2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납을 봉납해오고 있다. 총리 취임 전에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적은 없다. 그의 행보는 참배를 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들과 야스쿠니에 대한 견해가 다르지 않음을 나타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기시다 내각 각료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전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사비로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에 속한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지난해 패전일(8월 15일)과 추계 예대제 직전, 올해 패전일 직후인 8월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또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추계 예대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개인으로서 적절히 판단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추계 예대제 기간에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참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매년 춘계(4월) 및 추계(10월) 예대제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으로 참배하고 있다.

한편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이중 90％에 가까운 약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을 명령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