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 간 거래도 10년 평균 웃돌아
"수요 늘자 한국 등으로 눈 돌리는 경우 늘어"
늘어난 거래에 추가 전쟁 우려하는 목소리도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군비(무기, 인력, 기타비용) 지출은 2조2000억 달러(약 2981조 원)에 달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냉전 종식 후 최대 규모다.
군사정보 전문업체 제인스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내 판매를 제외한 내년 세계 군수 조달 지출도 올해 대비 23% 증가한 24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2년을 기준으로 잡을 때 2023~2024년은 집계를 시작한 지 20년 만의 최대치로 평가된다.
또 미 국방부가 정부 간 거래 제안을 의회에 통보한 금액은 9월 기준 올해 905억 달러를 넘어섰다. 10년 평균치인 650억 달러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전쟁을 시작했고 중국의 대외 위협까지 늘어나면서 전 세계에 전투기와 미사일, 탱크 등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촉발됐다. 파키스탄과 인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긴장감도 이런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군사 화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과 튀르키예와 같은 무기 생산국들로 눈을 돌리는 사례도 많아졌다고 NYT는 짚었다. 일례로 한국은 지난해 폴란드에 탱크 1000대와 전투기 48기, 자주포 672문 등을 판매하는 140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탱크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가 보유한 것을 다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계약 당시 “지난해 록히드가 우리가 요구한 일정대로 미사일을 인도하지 못하면서 록히드의 하이마스(HIMARS)와 유사한 한국 미사일 시스템으로 틀었다”고 말했다.
다만 무기 판매가 급증함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전쟁을 넘어 더 많고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군비통제협회의 마이클 클레어 이사는 “우린 미해결 분쟁이 많이 남은 세상에 살고 있다”며 “무기 거래는 지역 갈등을 심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강대국 간 전쟁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