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누적 영업익9조1421억 원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영업익 넘어서
올해 기록적인 연간 실적 낼 전망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이 3개 분기 만에 20조 원을 돌파했다.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20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4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면 현대차·기아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27조 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25조5454억 원, 영업이익은 2조8651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272.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1.2%로 지난해 4분기를 시작으로 4개 분기 연속 10%를 넘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3% 증가한 3조8218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11조6524억 원, 9조1421억 원으로 총 20조7945억 원에 달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9조8198억 원, 7조23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3개 분기 만에 이미 작년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호실적의 배경으로 판매 호조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을 꼽았다.
현대차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8% 늘어난 27만5000대, 유럽에서 7.9% 증가한 15만3000대를 팔았다. 기아도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13.8% 늘어난 21만 대, 7.9% 늘어난 14만3000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도 확대됐다. 올해 3분기 현대차의 전체 판매 가운데 SUV 차종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1%포인트 늘어난 54.7%였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의 비중도 0.2%포인트 늘어난 5.1%를 기록했다.
기아는 수익성 높은 레저용차(RV) 판매 비중(중국 제외)이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인 68.7%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친환경차의 판매 확대도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33.3% 증가한 16만8953대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전년 대비 21.2% 증가한 친환경차 14만9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가 간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확대 등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면서도 선진 시장 중심의 판매 호조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6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금리 인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전기차 시장 환경의 변화 등 매크로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주요 시장에서의 견조한 성장세와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가이던스를 초과하는 연간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27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15조3358억 원, 12조1041억 원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