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는 지구촌 전쟁 뿐 아니라 우주전쟁까지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머스크는 ‘스타링크’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요.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인공위성 기반 무선통신 서비스’입니다. 지구 저궤도에 통신 위성 약 1만 2000개를 쏘아 올려 전 지구적인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초에 1Gbps의 전송 속도와 20ms의 응답 속도를 보이며 인터넷 강국 한국의 인터넷 속도보다 약 40배 빠른 수준을 보인다고 하죠.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가자지구에 지원하겠다고 결심한 배경에는 네티즌들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네티즌들은 머스크의 스타링크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통신이 끊겨 구호활동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의 해결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알아라비야’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오전 기준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가자를 위한 스타링크’ 해시태그(#starlinkforgaza)가 374만 건 이상 사용됐다고 하죠. 또한, 전 세계 네티즌들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스타링크 제공을 적극 요청했습니다.
머스크가 전쟁에 개입하는 것이 처음은 아닌데요. 머스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우크라이나 측에 스타링크를 지원한 적이 있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대규모 멀웨어(남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통신망이 무력화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속히 스타링크를 제공했습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통신 장애 상황을 극복하고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이어 스타링크를 활용해 전술을 펼치던 우크라이나에게 충격적인 일이 발생합니다.
바로 머스크가 확전을 막겠다며 스타링크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인데요.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측의 군사작전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아무리 확전을 막기 위한 의도였을지라도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도 없이 스타링크의 전원을 끈 행위는 잘못됐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인도적 지원과 초국가적 영향력 사이를 오가는 머스크의 거대한 존재감이 국제정치 전문가들과 국제시민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이후 영향력 큰 개인이 한 국가의 이익과 수많은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은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잭 리드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일론 머스크나 그 어떤 개인도 미 국가 안보에 있어 최종 결정권을 가질 수 없다”며 그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의 ‘권력남용(?)’을 계기로 우주 공간에서의 기술력이 현대 전장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지 증명되면서 머스크의 스페이스X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인공위성 기반 무선통신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의 아마존, 영국의 원웹 등의 기업도 우주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아마존의 경우 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에서 로켓을 발사해 시험 위성을 상공 500km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이 스페이스의 경쟁 상대가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입장이 우세한데요. 아마존이 미국으로부터 따낸 위성 배치 허가권인 3200개를 모두 채운다고 해도 스페이스X의 목표 위성량(1만 2000개)은 물론 현재 위성량(4800개)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기업 뿐만이 아닙니다. 국가적으로 우주 인터넷 통신망 개발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중국, 영국, 러시아 등이 적극적인 모습이죠. 중국은 자체 프로젝트인 ‘G60’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다양한 민간 기업들의 진출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파산 위기였던 민간 기업 원웹의 지분을 45% 인수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고요. 러시아의 경우에도 자체적인 위성 개발을 진행중입니다. 대만도 스타링크 도입과 함께 자체 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주 인터넷 통신망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주와 통신을 둘러싼 인류사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국가,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