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임원 인사 통해 이사→상무 승진…“기업 철학ㆍ비전 수립 적극 참여”
삼양식품그룹 (이하 삼양식품)오너가 3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상무로 승진, 경영 전면에 나선다. 삼양식품이 제조를 넘어 콘텐츠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1994년생인 전 상무의 젊은 감각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전 상무는 한국 나이로 26세인 2019년 부장으로 입사해 4년 만에 초고속 승진한 만큼, 경험치 부족은 한계란 지적도 나온다.
삼양식품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는 31일 임원 인사를 통해 전 CSO를 상무 승진, 발령했다.전 상무는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전인장 전 회장·김정수 부회장 부부의 1남 1녀 중 장남이다.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에 부장으로 입사했고 1년 만에 이사 이사직을 달았다. 이후 삼양라운드스퀘어(당시 삼양내츄럴스) CSO를 비롯해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 삼양애니 대표이사를 겸직했다. 전 상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새롭게 맡게 된다. 기존 삼양애니 대표이사직도 유지한다. 이로써 그룹 내 직함만 3개가 됐다.
전 상무는 9월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통해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삼양애니 대표로 나섰던 전 상무는 20여분 발표를 통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재단장한 그룹명, 기업이미지(CI)와 경영전략 로드맵을 설명했다. 식문화 콘텐츠인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를 소개하며 K푸드 비전도 밝혔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전 상무는 새로운 기업 철학과 비전 수립 과정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영국 런던 출장에서 새 CI를 만든 디자인 컨설팅 회사 ‘펜타그램’도 직접 방문했다.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신화를 잇기 위해 새로 선보인 ‘맵탱’ 기획 작업에도 함께했다. 맵탱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그룹 내에서 굵직한 사업에 참여했지만, 20대인 그가 2019년 입사 후 4년 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한 만큼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오너가 3세는 통상 대학 졸업 후 타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후 본사에 입사한다. 반면 전 상무는 아버지가 야기한 오너 리스크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바로 급하게 입사했다.
전 상무의 나이와 경험치 부족을 의식한 듯, 삼양식품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1970년 중반대 출생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젊은 피’를 수혈했다고 강조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미래 신성장 사업 육성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젊은 임원을 중용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에 집중했다”며 “그룹의 규모 성장,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혁신의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순간인 만큼 다양한 변화를 통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