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 둔 직원들이 직접 개발…MSG 무첨가ㆍ나트륨 20%↓
즉석밥ㆍ국물요리 등 24종 선봬…"골든키즈 잡아 300억 매출을"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1일 서울 강남구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어린이 간편식 시장에 직접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 하림이 내놓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의 흥행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어린이 간편식이 소비자들에게 통할 지 주목된다.
하림은 이날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했다. 김 회장과 어린 자녀를 둔 엄마·아빠 직원들이 직접 연구·개발해 만든 신제품 24종을 선보였다. 푸디버디는 2021년 하림이 첫선을 보인 더미식, 올해 멜팅피스에 이어 세 번째 출시한 간편식 브랜드다.푸디버디는 즉석밥 3종, 라면 4종, 국물 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 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으로, 주 타깃은 4~8세 영·유아 가정이다.
하림은 합성첨가물과 화학조미료(MSG)을 넣지 않고 나트륨을 성인식 보다 20% 이상 줄였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일례로 푸디버디 라면은 기존 라면의 나트륨 수치(1640㎎)보다 훨씬 낮다. ‘빨강라면’은 1080㎎, ‘하양라면’은 1050㎎이다. 또한 100% 국내산 유기농 쌀과 생채소, 한우, 생계육과 생돈육을 비롯해 고흥 미역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했다.
푸디버디 론칭에는 다둥이 아빠인 김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그는 4명의 자녀 중 막내딸이 어릴 적부터 라면을 좋아했지만, 이를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악화 돼 고민이 컸다며 어린이식 론칭 배경을 밝혔다.
김 회장은 “회사 MD에게 부탁해 직접 라면 스프를 만들었다. 고기를 끓인 국물을 농축해 스프를 만들고, 그 농축된 고기를 다시 물에 끓이면 고깃국물이 되는 것”이라며 “닭고기를 20시간 저온에 고아 국물로 스프를 만든 뒤 라면을 해주니 아토피 증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트륨이나 인공조미료가 아닌 진짜 재료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림은 국내 저출생 문제에도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음에 주목했다. 실제로 한 자녀 가정 증가로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골든 키즈’ 현상으로, 어린이 프리미엄 HMR에 대한 수요는 커졌다는 판단이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유·소아실 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어린이의 식사를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비중은 36%에 그쳤다. 반면 완제품과 반제품의 비율은 각각 30%, 22%를 차지했다.
하림은 푸디버디의 내년도 브랜드 매출 목표를 300억 원으로 잡고 브랜드 성공을 자신했다. 특히 목표 매출의 33%인 100억 원을 라면 카테고리에서 올리겠다는 포부다.
목표 만큼 푸디버디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출시한 더미식, 멜팅피스처럼 또 다시 프리미엄 HMR이라 가격이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하림 공식몰 기준 푸디버디의 하양·빨강 라면은 봉지(80g·84g)당 1700원으로 일반 라면 보다 비싸다. 더미식의 장인라면도 높은 판매가로 인기가 시들하다.
하림 관계자는 “김 회장과 엄마·아빠 직원들이 오랜 시간 연구해 ‘진짜 맛’을 담으려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며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어린이 간편식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한편 계속해서 제품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