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올해 사상 처음 영업이익 1조 돌파 전망
이재용 회장이 첫 M&A 주도… '미운오리'에서 '실적효자'로 거듭나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둔 하만이 헝가리에 새 공장을 세웠다. 늘어난 생산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7년 직접 인수합병(M&A)을 주도한 회사다. 그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렸는데, 최근 들어 '실적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 자회사 하만은 이날 헝가리 페치에 새로운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만은 오디오 및 조명 기구를 만드는 하만프로페셔널 사업부와 전장사업이 주축인 하만오토모티브 사업부 모두 헝가리의 같은 공장을 공유해 왔다. 그러나 두 사업부 모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이어지며 생산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하만프로페셔널 사업부 전용 공간을 새롭게 건설한 것이다. 새 공장에선 주로 엔터테인먼트용 조명 기구를 만드는 마틴 브랜드의 생산 증가를 수용할 계획이다.
하만 측은 "6년 동안 마틴 브랜드는 20개 이상의 주요 LED 조명 제품을 생산했으며, 더 많은 신제품이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만은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주도한 첫 번째 M&A 회사로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월 하만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3400억 원)에 인수했다.
야심 차게 인수했지만, 실적은 그렇지 못했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2016년 6800억 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574억 원으로 추락했다. 2018~2019년 회복하나 싶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뒷걸음질 쳤다.
하만이 존재감을 다시 키우게 된 건 사업구조 재편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100여 개에 달하던 하만 자회사를 통폐합하고, 조직도 슬림화했다. 2021년 하만은 매출 10조400억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으로 반등했다.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수익성이 살아나면서 하만은 2022년 연간 매출 13조2100억 원, 영업이익 8800억 원으로 삼성전자 편입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도 하만은 반도체 적자를 메워준 효자 사업으로 거듭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어난 450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300억 원이다.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실적 호조는 전장 고객사 수주와 카오디오 및 소비자 오디오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라며 "전장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의 사업 수주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