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3가지 나눠 분석…“‘가벼운’ 시나리오 땐 사태 영향 제한”
한은 조사국은 조사총괄팀·국제종합팀은 3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사태가 일정 수준에서 억제되는 가벼운(Mild) 시나리오 하에서는 비교적 제한적이겠으나 사태가 악화되는 부정적(Adverse) 및 심각한(Severe) 시나리오에서는 내년 중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사태의 전개 양상을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가벼운 시나리오’는 사태가 일정 수준에서 억제되면서 비교적 조기에 수습될 경우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분쟁의 규모가 헤즈볼라 등으로 일부 확대될 경우이고, ‘심각한 시나리오’는 참전 등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는 경우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에 대응한 이스라엘 반격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은은 국제유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가 변동에 따라 물가는 물론 경제성장 지표가 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8%를 나타내는 데 석유류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0.5달러로 집계됐다. 9월 평균 93.1달러에 이어 90달러를 웃도는 유가 수준이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단하기는 좀 어렵다”면서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더 적합할 것 같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12월 말까지 (물가가) 2%에 갈 거냐고 물어보시면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며 “다만 저희가 볼 때는 그 수준으로 수렴해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속도가 8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사태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내외 경제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