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스마트공장에서 답을 찾다> ②이연제약
①보령 예산공장
②이연제약 충주공장
③시지바이오 향남공장
④대웅제약 오송공장
⑤JW생명과학 당진공장
서울 도심을 떠나 약 2시간,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에 있는 이연제약 충주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연제약의 글로벌 진출을 책임질 충주공장은 7만5872㎡(2만2900평) 부지에 연면적 5만2479㎡(1만5900평) 규모다. 바이오공장은 2021년 6월, 케미칼 공장은 그해 11월 준공했다.
이연제약은 부지매입 비용을 포함해 총 3000억 원을 충주공장에 투자했다. 연매출 1500억 원대(2022년 기준) 제약사의 시설 투자로는 최고 수준이다.
총 7개 동으로 구성된 충주공장은 완벽한 스파인(SPINE) 구조로 설계됐다. 우리 몸의 척추처럼 가운데 기다란 통로가 가로지르고, 양쪽으로 각 생산동과 창고 등이 위치한다. T동의 로비로 들어서면 왼쪽에 Q동(사무동)이 있고, 양쪽으로 S동(바이오 생산동)과 B동(바이오원료 생산동), O동(내용고형제 생산동)과 W동(창고동)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곳은 제형별로 공간을 모듈화해 언제든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 시장 수요나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추가 설계 없이 다양한 제형의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으며, 품목이나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자유롭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 설계 단계부터 충분한 유휴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연간 생산 규모는 바이오완제(DP) 4800만 바이알, 경구제 11억4000만 정 등이다. 이는 공장 내부와 외부(부지)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언제든지 늘어날 수 있다.
꼼꼼한 방진복 차림으로 스파인을 따라 생산동에 들어서자 최신식 바이오의약품 생산 설비가 펼쳐졌다. 원액(DS) 생산라인은 다양한 모달리티의 원액을 동시다발적으로 생산 가능하며, 여러 크기의 미생물 발효배양기(Fermenter)로 고객 요구에 맞춰 소규모 임상시료에서부터 대규모 상업생산까지 의약품 개발 전 주기에 필요한 원액을 만들 수 있다.
이연제약은 플라스미드DNA(pDNA)의 독보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고순도·고수율의 pDNA 대량 생산 공정기술을 자체 개발해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에 나섰다. 500평 규모에 150여 대의 장비를 설치해 pDNA 대량생산 전용 설비를 갖췄다. 또한, 메신저리보핵산(mRNA)와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공정기술 개발도 완료해 다양한 수요에 대응이 가능하다.
완제(DP) 생산라인은 싱글유즈(Single-Use) 기반이다. 교차오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세척·소독 공정도 불필요하다. 2~10mL까지 다양한 용량의 바이알을 충전할 수 있다.
케미칼공장은 주사제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확장할 경우 액상제형 5200만 바이알, 동결건조제형 1400만 바이알을 생산한다. 최신 생산설비에 기반을 둬 일부 고장이 발생해도 즉시 대체(백업)하는 등 돌발상황 대처를 완비했다.
충주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신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cGMP) 기준의 스마트공장이다. 올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GMP 인증을 시작으로 선진 규제기관 인증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무결성(Data Integrity) 보장이다. 이는 선진 규제기관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동화는 운영 인원 감축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충주공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센서가 감지해 중앙모니터실에서 관찰하고, 일탈 사항은 즉시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전송돼 언제든지 대응이 가능하다.
충주공장은 임상시료에서 상업생산 원액, 완제까지 모두 생산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고객사는 안정적인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이연제약은 충주공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바이오&케미칼 전문 제약사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글로벌 유전자세포치료학회(ESGCT 2023)’에 참가,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 아시아 지역을 넘어 유럽과 북미까지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기반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신약을 함께 개발하고, 이연제약이 글로벌 생산권을 보유하는 구조다. 올해도 △제네틱스와 공동개발하는 AAV 유전자치료제 캐나다 임상 1상 승인 △테라베스트와 NK세포치료제 공동개발 계약 등의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