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축구’ 민주당, 사라지는 존재감

입력 2023-11-07 16:5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YONHAP PHOTO-1564>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6 hama@yna.co.kr/2023-11-06 09:44:27/<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연일 ‘겸손하고 낮은 자세’를 강조하면서 정부·여당과의 정책 경쟁 등에 대해서도 개별 의원들의 입단속을 시키는 분위기다. 그러나 침묵을 유지하는 사이 이슈 선점 경쟁에서 밀려 버리면 총선 전 분위기를 유리하게 가져가긴 쉽진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내 의원들을 향해 “방송이나 신문, 유튜브 방송 등에서 인격 모독성 말로 상처를 주거나 당의 단합,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반복되선 안 된다. 오만한 모습으로 비치거나 다가오는 총선에 다 이긴 것처럼 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최근 이재명 당 대표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200석 확보’ 발언에 경계하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로 고조된 내년 총선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오만한 자세로 비춰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총선기획단 첫 회의에서도 이 대표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신중함과 겸손만으로는 총선 전 분위기 경쟁에서의 위기감을 해소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여당이 던진 ‘김포 서울 편입’에 대해서도 찬반의 문제가 아닌 교통 문제 해결이라는 근본적 문제 해결로 가야 한다고 대응하고는 있지만, 처음 의제가 던져졌을 당시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분위기 주도권을 뺏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은 교통 문제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지역균형발전’ 방법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사람들의 관심은 ‘정부 심판론’에서 ‘메가시티’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내놓는 정책 제안의 관점에서 봤을 때 여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야당은 신중하고, 차분한 대응이라고 하지만, 준비가 돼 있었다면 맞대응으로 대응책을 바로 내놓지 않았겠나. 사법리스크 대응 등에 몰두하느라 준비가 미흡했던 것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뚜렷한 노선을 이어가는 정당인데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시을)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메가서울 반대 입장을 밝히고 부울경 메가시티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서울 확장 반대, 선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당론 채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이 대표의 ‘성장률 3% 회복’ 제안을 포함해 정책 제안에 시동을 걸고 있기는 하지만, 서울 확대를 이겨낼 분위기 전환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한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당의 정책 제안 준비는 다 된 상태”라며 “총선 공약이라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적절한 시기와 컨셉, 꼼꼼한 정책 제안 근거 준비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설익은 제안을 내놓으며 우왕좌왕하지 않냐”며 “정책은 그렇게 내놓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 제안에 나설 계획이다. 당내 청년 기구인 LAB2030 관계자는 “명확한 시점, 첫 번째 공약 등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10가지 의제 정도가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도 현장에서 직접 민생에 대한 제안을 듣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성장률 3% 회복 제안에 맞춰 관련 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