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가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사리를 반환받는 것에 대해 문화재청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문화재청은 "사리의 단독 반환에 대해 당사자 간 합의 시 이를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합의로) 사리구 반환 논의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문화재청은 사리구 반환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화재제자리찾기는 7일(현지시간) 보스턴박물관으로부터 석가모니 부처님, 지공스님, 나옹스님의 사리 등 총 4과(果)를 돌려받는 것과 관련해 반환 가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혜문 대표는 "이번 면담으로 사리 반환의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며 "그동안 사리 반환에 반대해왔던 문화재청의 결정이 대단히 잘못되었던 것이란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리란 석가모니나 성자의 유골을 뜻한다. 사리구는 사리를 보관하는 그릇이다. 불교계에선 사리를 성물(聖物)로 여긴다.
사리와 사리구를 보는 태도는 각기 다르다. 불교계에선 사리를 성물로 여기지만, 문화재적 가치는 사리구에 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문화재 관련 관계자는 "사리만 단독으로 환수할 경우, 사리구를 반환받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문화재 환수는 단일 소통 창구로 이뤄져야 하는데, 서로 다른 주체들이 여러 경로로 미술관 등 당사자와 접근하면 혼선이 생겨 일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문화재청은 외교부 등 관계기관의 협의를 통해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사리구 및 사리 반환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사리만 반환하는 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은 입장문을 내고 "반환과 관련한 종단의 원칙적인 요구는 사리 및 사리구의 일괄 반환"이라며 "정부 기관과의 긴밀한 논의 하에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불교의 성물인 사리가 우선 반환될 경우, 불성의 상징이자 신앙의 대상인 사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여법하게 우리 종단에서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재제자리찾기 등 반환에 앞장서는 시민단체의 활동을 존중하지만, 단체의 활동과 관련해 종단과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