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5694회, 291만9062명. 금융감독원이 지난 8년간 금융교육을 실시한 횟수와 인원이다. 작년에만 1만4066회에 걸쳐 67만9593명이 금감원으로부터 금융교육을 받거나 교재를 지원받았다.
금융당국은 금융에 대한 조기교육의 필요성을 인식, 민간과 손잡고 전국 각지에 있는 초·중·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갔다. 산간오지에 있는 곳도 마다하지 않았다. 금융 정보를 제대로 알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금융 이해력이 선진국 대비 크게 낮기 때문이다. 국민의 금융지식 수준이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인식하에 수많은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콘텐츠를 개발했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8만7000여 명의 초·중·고등학생이 1만557회에 걸쳐 ‘1사 1교 금융교육’을 받았다. 금감원의 대표 프로그램인 1사 1교 금융교육은 전국 금융회사 본·지점이 인근 초·중·고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에게 체험교육·방문교육·동아리 지원 등 실용적인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이 이 프로그램을 추진한 것은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금융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건전한 금융생활 습관·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필요성에도, 선진국에 비해 학교 금융교육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저축이나 신용관리 등 금융생활 습관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진국 사례를 봐도 일찌감치 금융교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 의무화하고 있다.
금감원이 공을 들인 금융교육 프로그램들은 호응도 높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 1만1794개 학교 중 8298개가 금융사와 결연을 해 결연율이 70.4%에 달한다. 특히 보드게임, 퀴즈게임, 금융투자 뮤지컬, 금융·진로 체험 캠프, 금융사 영업점 체험 등을 실시해 흥미를 유발하고 몰입도가 높은 수업이 늘어났다.
금감원은 1사 1교 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해 매년 프로그램 성과를 발표하고 우수 사례를 포상하기 위해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금융교육에 우수한 학교, 금융회사, 금융동아리, 교사, 금융회사 직원들을 선정해 시상하고 격려한다.
‘찾아가는 FSS 어린이 금융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금융퀴즈, 보드게임, 영상시청 등 체험활동을 통해 어린이들의 금융상식을 키우고 금융·경제 관념을 조기에 심어준다. 올해 6~7월 신청접수를 했는데 250명을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에 신청자가 대거 몰리면서 경쟁률이 7.4대 1에 달했다. 결국, 금감원은 선발 인원을 350명으로 100명 늘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지식을 가르치는 ‘대학 실용금융’ 강좌 등을 통해서도 2194회에 걸쳐 19만2335명에게 금융교육을 했다. 성인과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도 899회에 걸쳐 7만8490명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이 진행됐다.
대학에 ‘실용금융’ 강좌를 개설하면 금감원은 해당 대학에 금융교재, 금감원 전문강사, 금융전문가 특강 등을 지원한다. 해당 강좌에서는 대학생이 알아야 할 금융시장 구조와 금융상품·서비스 활용법, 금융소비자 보호제도 등을 학습하도록 지도한다.
금융당국은 6월 ‘제1차 금융교육협의회’를 열고 금융교육 플랫폼인 ‘e-금융교육센터’와 다른 금융교육 플랫폼 간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비대면 교육 비중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e-금융교육센터’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에 나선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제는 금융교육도 단순히 이론 설명이 아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존 금융교육으로, 돈의 가치보다 그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며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의 관심 사항과 선호도를 반영해 흥미롭고 유익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보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