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호날두’로 불리며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돌연 모습을 감춘 북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한광성(25)이 3년여 만에 축구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한광성은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잘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시리아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시리아가 1-0으로 이겼다.
한광성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선발 출전했으며, 왼쪽 공격수 자리에서 전반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한광성이 그라운드에 다시 등장한 건 2020년 8월 카타르에서의 리그 경기 이후 3년여 만이다. 국가대표팀 간 경기인 A매치에 출전한 건 2019년 11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이후 4년 만이다.
1998년생인 한광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육강국’ 구상에 따라 2013년 설립된 평양국제축구학교 출신이다. 북한의 지원을 받아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으며, 2017년 이탈리아 1부리그 세리아A 소속 칼리아리의 유소년 구단에 입단했다. 이후 프로에 승격해 정식 데뷔, 1주일 만에 첫 골을 기록하며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19년 평양에서 열린 29년 만의 남북 간 축구경기에선 빠른 드리블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페루자 구단 임대를 거쳐 2020년 세리아A의 명문 중 하나인 유벤투스로 이적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카타르 알두하일 구단으로 넘어갔으며, 당시 2023~2024시즌까지 5년간 460만 달러(약 61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지급됐다.
하지만 2020년 8월 알아흘리를 상대로 한 시즌 마지막 경기에 출전한 뒤 돌연 모습을 감췄다. 당시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알두하일과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광성은 이후 이탈리아에 머물다 올해 8월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