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할 때 폐기물 없고 녹이면 재활용 가능
19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 따르면 2025년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HDPE 소형어선 건조가 추진된다. 우선 7척을 건조하고 3년 뒤엔 HDPE 소형어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기존 소형어선의 97%를 차지하는 섬유강화플라스틱(이하 FRP)은 화재 사고에 취약한 점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 HDPE는 FRP와 비교해 발화 속도가 느리고, 유독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FRP와 달리 폐선 과정에 미세플라스틱이나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녹이면 100% 재활용도 가능해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의 경우 2010년부터 유럽,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HDPE 건조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가 이뤄졌다. 이중 튀르키예와 네덜란드는 유럽에 HDPE 선박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다.
공단은 그동안 축적한 선박검사‧건조 연구 기술력을 토대로 FRP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는 HDPE 활용 소형어선 건조기술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19년 튀르키예의 HDPE 선박 건조 기술 현황을 시찰하고 국내 HDPE 소형선박 보급 기반을 다져왔다.
내년부터 ‘전라남도 친환경 HDPE 소형어선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해 HDPE 소재 시제선 건조‧실증사업을 주도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HDPE 어선 건조 및 보급에 대한 기준이 없어 해양수산부 고시 어선구조기준에 HDPE 소재 기준 개발을 추진한다. 이 사업을 통해 HDPE 어선 건조를 위한 전문 건조 인력도 양성하고 소형어선 설계·건조 업계를 대상으로 관련 신기술도 지원할 방침이다.
HDPE 소형어선 건조를 위한 자체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공단은 지난해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소형어선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어선 설계 데이터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HDPE 소형어선 건조 기술 연구는 물론, 관련 건조 교육 커리큘럼 개발까지 진행하고 있다.
공단은 2025년까지 HDPE 소형어선 총 7척을 건조하고 실증연구를 수행함으로써, 3년 후에는 HDPE 소형어선 상용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해운산업계의 탈탄소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소재인 HDPE 소형어선의 보급 기반을 마련하는 과제 또한 중요해졌다”며 “HDPE 소형어선의 설계‧건조‧검사 기술은 물론,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