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올 문 닫아" "자기성찰 못 봐"…野청년들, 비명계 행사서 당에 쓴소리

입력 2023-11-19 16:08수정 2023-11-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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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원칙과 상식' 첫 행사로 청년 간담회 개최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부터 당 도덕성 결여 질타
"불공정해서 與에 공정 자원 뺏겼는데…당은 네 탓만"

▲<YONHAP PHOTO-1981> '원칙과 상식', 청년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9일 국회에서 '원칙과 상식'의 간담회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를 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은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결성한 모임이다. 2023.11.19 xyz@yna.co.kr/2023-11-19 14:49:12/<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 행사에서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부터 국민의힘에 정권을 넘겨준 당의 성찰 부족, 도덕성 결여 등에 대한 당 청년들의 쓴소리가 분출했다.

비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을 주축으로 한 '원칙과 상식'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청년 간담회를 열었다. 16일 출범한 후 첫 행사다.

간담회 시작부터 최근 불거진 현수막 논란과 지도부 해명이 화두가 됐다.

민주당 소속 전성균(33) 화성시의원은 "많은 관계자와 당원들이 현수막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그 문구는 당이 청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에서 진 이유 중 2030 세대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플 텐데, 이번 현수막은 2030 세대가 다시 민주당에 돌아올 수 있는 문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기(35) 전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대선 슬로건으로 '나를 위해 이재명'이라는 걸 내놓았는데 누굴 타겟으로 하는지,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의원들에게 물었더니 '요새 2030은 국가 비전, 거대 담론보다 자기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더라"며 "이번 현수막은 이 슬로건의 연장이다. 당직자 감각 문제가 아니라 원래 당 멘탈리티(사고방식)가 그렇다. 피상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슬로건 밑에서 정책 전략 전술이 딸려가듯 나왔는데, 사회 구조적 모순 기저에 깔린 원인은 말하지 않고 개인 이익으로만 접근하니 그런 식의 공약이 나온 것"이라며 "그러다 심판받았는데 성찰하지 않고 경로를 변경하지 않으니 '정치는 모르지만 잘 살고 싶다'는 문구가 나오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은 17일 각 시도당에 보낸 공문에서 '2023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라는 콘셉트로 제작한 현수막 시안 4개를 안내하고 게첩을 지시했는데,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 일부 현수막 문구를 두고 청년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청년들이 정치·경제에 무관심 혹은 무지하고 이기적이라는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당내에서도 계파를 불문한 혹평이 쏟아지자 강선우 대변인과 한준호 홍보위원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당이 아닌 업체가 내놓은 문구"라고 해명하며 총선 현수막이 아니며 총선기획단과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해당 공문은 총선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발송된 데다 최고위 보고까지 된 터라 궁색한 변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YONHAP PHOTO-1969> 한자리 모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의 간담회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은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결성한 모임이다. 2023.11.19 xyz@yna.co.kr/2023-11-19 14:43:38/<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김민재 경남도당 대학생위원장은 "현수막을 보면서 민주당이 사회 구조와 맥락을 읽지 못한다고 생각했다"며 "근시안적인 멘트를 해놓고 한 해명이란 걸 보면 분명한 사과가 없다. '소통이 매끄럽지 못했다' '아쉽다' 등 항상 너저분하게 사과 아닌 사과를 한다. 이 부분은 명확하게 잘못했다고 하면 되는데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정권을 넘겨준 당의 성찰 부족·도덕성 결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하 상근부대변인은 "당이 공정이라는 상징 자원을 왜 빼앗겼냐면, 불공정해서 그렇다"며 "엄빠 찬스 쓴 정당이었고, 지자체장이 젊은 비서 성폭행한 당이고,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죄악시해놓고 자기들은 챙겼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정권교체로 심판받았고,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밀렸다. 둘 다 문제가 있는데 당에서 이 문제를 논할 때 항상 네 탓이라고 한다. 자기 성찰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환(35) 성남시의원은 "청년들과 대화하면 민주당은 내로남불 정당, 방탄 정당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당 선출직의 도덕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내로남불 행태를 계속 보이는 것"이라며 "김남국 코인 논란이 있을 때 한 의원이 당이 도덕주의에 너무 빠져있다는 말을 했는데 말도 안 되는 궤변이다. 민주당 핵심 가치는 도덕이다. 도덕성을 회복해야만 공정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칙과 상식'은 이날 청년 간담회를 시작으로 민심 청취 행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원욱 의원은 "민심 소통의 자리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청년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대한민국 각계 각층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희망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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