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모범되도록 사회와 소통
'양종희표 상생금융안' 기대 높아
연말 인사·조직개편 방향은 미정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을 실천하겠습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21일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상생(相生)하는 경영’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고객, 소상공인, 협력직원, 사회적기업 대표 및 임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졌다.
2026년 11월 20일까지 3년 간 KB금융을 이끌 양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리딩금융그룹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영역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상생 경영 실천을 약속했다. 이는 전날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의 핵심 의제였던 ‘상생금융’과도 연결된다. 17일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 안건이 가결된 양 회장은 취임 하루 전날 이 간담회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당초 이 회동은 16일 예정돼 있어 윤종규 전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미뤄지면서 양 회장의 공식적인 첫 자리가 됐다.
그는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라며 “KB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영역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리딩금융그룹으로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소통하겠다”고 피력했다.
양 회장의 이 같은 의지에 조만간 ‘양종희표 상생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임원들이 추가 상생금융안을 놓고 회의를 이어왔다”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직면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비롯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양 회장이 취임사에서부터 상생 경영 실천을 강조한 만큼 사상 최대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신명나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일한 만큼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장의 직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의 변함없는 신뢰와 응원에 부응하기 위한 최선의 경주를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양종희호(號)의 색깔은 다음 달 이뤄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9년간 윤 전 회장 체제에서 벗어나 어떤 식으로 입힐 지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부회장 3인 체제로 운영되던 점을 어떻게 변화할지, 다음 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9곳, 10명의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어떻게 할 지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 현재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된다.
양 회장은 이날 회장 취임 후 첫 출근길에서 “아직 (연말 인사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계열사 확대 등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경영전략이나 경영계획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