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 반등 시기가 예상보다 반년 늦어져 내년 5월에나 시작될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OMDIA)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3년 하반기 한국 테크놀로지 컨퍼런스(KTC)'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유관 산업 동향과 시장 전망을 주제로, 42명의 전 세계 옴디아 소속 연구원 및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세션을 진행했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중장기 디스플레이 시장 최신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주요 경제 선행 지표가 하락하면서 디스플레이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GDP 예상 성장률이 1월 3.0%에서 9월에는 2.3% 수준으로 하락하고, PMI 지수도 올해 4분기 50포인트까지 떨어져 부정적인 상황으로 들어서고 있다”며 “여기에 임금 상승률이 소비자 가격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디스플레이 수요 반등 시기가 올해 초 예상했던 것보다 반년 정도 늦어졌다”며 “업계에선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 5월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그 시기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C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과 관련해서 박 이사는 “2~3년 뒤 소비자들의 교체 수요가 돌아올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10 지원 중단 및 윈도우12 출시 시점과 맞물린 2025~2026년경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AI를 꼽았다.
그는 “자동차 부분에서는 AI 기술 발달로 자율주행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운전자는 운전보다는 다른 내부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컨트롤 패널이나 계기판 등 지엽적인 부분보다는 중앙이나 뒷좌석에 큰 디스플레이가 생기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초고속 성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이사는 “이미 우리나라는 중국에 LCD 기술 주도권을 넘겨줬고, 중국의 OLED 패널 업체 역시 우리나라 업체를 따라잡고 있다”며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국내 기업 간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기술 전망과 관련해서는 스마트폰을 넘어서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의 기기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폴 그레이 옴디아 연구원은 ‘미래를 향한 도약: AI와 첨단 부품 및 장치의 상호작용’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그는 “현재는 전 세계가 완전히 터치 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에만 파묻혀 이를 넘어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AI가 발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나면 스마트폰 시대는 종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 그레이는 스마트폰을 넘어설 인터페이스로 웨어러블 방식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을 바탕으로 고글처럼 쓰거나 몸에 붙이는 방식인 웨어러블 인터페이스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웨어러블 방식은 손을 사용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사용자들의 발화를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능력 역량이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24일까지 이어진다.
23일에는 △디지털 사이니지 최신 시장 분석 △TV 디스플레이 공급망 최신 분석 △AI 시대 전력반도체 기술의 발전 등의 주제로, 24일에는 △모바일폰, 스마트 워치 등 소비자 전자 산업 전망 △플렉서블 및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광학 필름 시장, 기술 최신 동향 등의 주제로 전문가들의 강연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