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오픈한 이마트 하월곡점, 11년 만에 새단장
직영 매장 면적 33% 축소…테넌트 면적 2배 확대
“잘하는 것 하겠다” 이마트 리뉴얼 철학 그대로 반영
23일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이마트 하월곡점이 11년 만에 새단장을 했다. 2012년 오픈 이후 처음이다. 리뉴얼 공사 기간은 약 4개월이 걸렸다.
이마트 하월곡점은 입구부터 독특하다. 1층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지하 1층으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다. 별도 대형마트 건물이 존재하는 게 아닌 주상복합 건물 지하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장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잘하는 것을 하겠다’는 이마트 전략이 매장 곳곳에서 묻어났다.
지하 1층에 들어서면 일본의 가구·홈퍼니싱 업체 니토리 매장을 바로 볼 수 있다. 니토리는 이마트 하월곡점에 2988㎡ 규모로 한국 1호점을 냈다. 니토리 옆에는 생활용품 균일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소가 들어섰다. 니토리와 다이소 매장의 크기는 1층 전체 매장 면적 중에 약 70%에 달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원래 지하 1층 매장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비식품들을 파는 공간이었는데 이번 리뉴얼 작업을 거치면서 비식품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고객들이 선호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테넌트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하월곡점은 7603.3㎡ 규모였던 이마트 직영 매장을 5057.9㎡로 줄였고 기존 테넌트 면적을 2644.6㎡에서 5190㎡으로 확대했다.
신선·가공식품 등을 판매하는 지하 2층은 리뉴얼을 통해 상품 구색 확대, 매장 구성·진열에 변화를 줬다. 생활용품 판매 구역을 대폭 줄였다. 생활용품은 다이소에서 구매하라는 뜻이다. 이 역시 ‘잘하는 것을 하겠다는’ 이마트 리뉴얼 철학과 일치한다. 대신 신선·가공 등 식품과 주류 매장 등은 대폭 확대했다.
회, 초밥, 튀김류 등을 파는 델리 공간을 매장 중간으로 빼내 오픈 키친 형태로 구현했다. 이와 함께 밀키트 존을 타원형 형태로 진열대를 구성했고 소포장 채소 코너도 별도로 마련했다. 하월곡점 지역 방문객 특성을 고려한 설계다. 하월곡점은 지역 특성상 3~4인 가족 단위보다 1인 가구,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 점포다.
주류 상품도 강화했다. 리뉴얼 전에 주류 코너는 양주, 소주, 맥주, 와인 일부 제품만 놓여있었는데 상품 구색을 확대하며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3배 가량 늘렸다. 특히 와인의 경우 원산지 별로 나눴고 고급 와인의 경우 별도 와인 셀러에 진열해 판매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까지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 연수점 등을 포함해 총 12개의 점포를 리뉴얼했다. 이마트는 연내 2~3개 점포를 추가적으로 리뉴얼할 방침인데 내년에는 신규 점포 출점과 리뉴얼 점포 규모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5월 리뉴얼한 연수점을 방문해 “매장 면적이 반 이상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하나도 줄지 않았다”면서 “저희 예상이 적중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최근 개편한 경영전략실 초대 실장으로 임명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임 대표는 2016년부터 7년간 신세계프라퍼티를 이끌며 ‘스타필드’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로 만들었다. 스타필드의 핵심은 테넌트다. 당시 업계에서는 스타필드가 백화점과 달리 고정임대료 비중이 높고 매출연동수수료 비중이 낮으면서 최저보장임차료를 적용하는 구조라며 영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 대표는 2016년 하남과 코엑스몰, 2017년 고양에 연이어 매장을 열었고 취임 2년 만인 2018년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연간 흑자를 유지했고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2173억 원, 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82억 원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가 주도한 ‘스타필드 성공모델’을 바탕으로 이마트도 ‘본업 경쟁력 강화’에 테넌트 전략을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도 이날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조직,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다 바꿔라. 지금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새로운 경영전략실은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이 연구하고 가장 많이 일하는 조직이 돼야한다”며 새 비전 수립과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