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사는 바다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서 첫 발견…"대마난류 영향 커"

▲넓은띠큰바다뱀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필리핀과 같이 열대·아열대성 기후 지역의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이 전남 여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의 유입은 따뜻한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국립공원 섬 지역을 대상으로 수중생태계를 조사하다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인 '넓은띠큰바다뱀'을 전남 여수 향일암에서 남쪽으로 34㎞ 떨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무인 도서인 소간여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넓은띠큰바다뱀은 코브라과의 해양파충류로 필리핀, 일본 남부 오키나와와 대만 인근의 따뜻한 바다에 주로 서식한다.

주로 바닷속에서 생활하나 육지에서 번식과 산란 그리고 탈피하는 생태적 특징이 있으며 일반 독사보다 20배 이상 강한 맹독을 지니고 있다.

먹이원으로 뱀장어나 한두 개 과의 어류, 어류의 알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는 자리돔, 놀래기 등 소형 어류를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산호충류 '밤수지맨드라미'도 거문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됐다. 일본 타나베만, 인도양 등에 주로 분포하고 국내에서는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수지맨드라미는 산호충류에 속하며, 붉은색의 촉수를 모두 펼쳤을 때 밤송이를 닮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주로 수심 5~25m에 서식한다.

산호충류는 부착해 생활하며 수온에 민감한 해양생물로 알려져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 연구에 중요한 분류군이다.

온대기후 지역인 한국의 국립공원 해역에서 열대·아열대 해양생물이 유입되는 원인은 수온 상승과 난류 확장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국립공원 해역에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의 유입은 따뜻한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마난류는 규슈의 남쪽에서 쿠로시오해류로부터 분리돼 대한해협을 통과, 동해로 유입되는 해류로 비교적 10℃ 이상 고온이다.

이 관계자는 "제주 남부 해역에 위치해 있던 20.3℃ 등온선도 30년간 50~100㎞ 북상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기후변화에 의해 수온이 상승하고 난류가 확장되면서 열대·아열대성 해양생물이 국내 해역으로 유입, 정착하고 해양생물의 서식처가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