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개월간 매출 증가세는 부진 전망
고금리·인플레에 지갑 닫은 영향
'선구매 후결제' BNPL 활용도 급증
2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어도비 산하 데이터 분석기관 어도비애널리틱스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인 24일 온라인 소비자 지출이 전년 대비 7.5% 증가한 98억 달러(약 13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사상 최대치로, 증가율과 지출 모두 추수감사절 성적을 크게 웃돌았다. 추수감사절 지출은 5.5% 증가한 56억 달러였다.
특히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전체 53억 달러에 달했다. 어도비는 이번 쇼핑 시즌 모바일 구매가 처음으로 PC 등 기타 온라인 구매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마스터카드의 소비자지출 패턴 분석 데이터인 스펜딩펄스 보고서에서도 이 기간 오프라인 매출은 1%가량 증가한 반면, 전자상거래는 8.5% 증가하며 전체 매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가 행사를 예년보다 일찍 시작한 데다 소비자 지출이 움츠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추수감사절에서 블랙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전통 행사에서만큼은 소비 강세를 유지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다만 업계는 연말 부진한 쇼핑시즌을 전망했다. 어도비는 향후 2개월간 온라인 매출 증가율이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기록한 연평균 13%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일즈포스도 11~12월 온라인 매출이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팬데믹 기간 부양책과 저금리로 현금을 대거 보유했던 소비자들은 이제 고금리와 치솟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현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차입비용은 늘고 저축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어도비디지털인사이트의 비벡 판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소비자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인할리앤드어소시에이츠의 제시카 라미레스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재고가 줄을 잇고 있다”며 “재고를 옮겨야 하는 압박은 작년만큼 크지 않다”고 짚었다.
온라인 쇼핑객들이 거래총액을 몇 주에 걸쳐 4번으로 나눠 결제할 수 있는 할부 시스템인 ‘선구매 후결제(BNPL)’를 많이 활용한 것도 눈에 띈다. 어도비에 따르면 지난주 BNPL을 이용한 쇼핑객은 전주 대비 72%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더 큰 폭의 할인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업계 매출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유통업체들은 차분한 쇼핑 시즌을 맞게 돼 내년 초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