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급망 복원력 강화·첨단부문 주도권 확보·제조업 부흥 도모”
“우리나라 주력 제조기업 현지 진출 및 수출 확대 영향 받아”
“생산기지 미국 이전에 따른 고용기반 위축 리스크 배제 어려워”
한국은행이 1일 발간한 ‘미국 산업정책의 현황과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공장건설과 설비 확충 영향으로 기계류 수출이 16% 증가했다. 전기차(74%), 배터리 등(14%) 산업정책 관련 품목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한은은 미국 내 미국 내 반도체 및 전기차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부품업체뿐 아니라 식품 등 생활 관련 기업들이 동반 진출하면서 미국 내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공장(합작투자 포함 81억 달러 규모)을 건설 중인 조지아주에는 8개 부품협력사가 총 9억 달러 규모로 투자계획을 밝혔으며, CJ푸드빌(뚜레쥬르)도 조지아주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치킨, 베이커리 등 국내 식품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한인 거주지를 벗어나 미국 전지역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이 산업정책을 통해 △공급망 복원력 강화 △첨단부문 주도권 확보 및 △제조업 부흥을 도모한 데 기인한다. 연구팀은 “미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2021년), 와이어링하네스 공급차질(2022년) 사례를 거치면서 핵심품목의 공급망 안정성을 제고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미국은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그간 동아시아 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첨단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도도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 내 관련 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공장건설 등 제조업 구축물 투자가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나 올해 1~3분기 중에는 성장기여도가 0.4%포인트(p)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건설장비 등 기계류와 전기설비 등의 자본재 수입도 2020년 이후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으로의 그린필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경우 2017년 이후 감소해 작년까지 연평균 100억 달러를 밑돌았으나 올해에는 약 25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팀은 내년에 예정된 미 대선 결과, 국내 기업의 생산기업 이전 등에 따른 리스크도 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보호주의 통상정책은 지속되더라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친환경 정책이 되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내년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전기차 등 핵심산업의 생산기지가 미국으로 이전되면서 우리 경제의 고용기반이 위축될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처럼 주요국 산업정책에 따른 기회요인과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교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