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수족관 설립 깐깐해진다…'등록'에서 '허가'로

입력 2023-1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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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김해의 한 동물원에서 비쩍 마른 채 지내다 청주동물원으로 이관이 결정된 늙은 사자. (출처=김해시청 홈페이지)

그간 등록제로 이뤄졌던 동물원과 수족관 설립이 허가제로 바뀌면서 설립 절차가 깐깐해졌다. 허가를 받기 위해 야생동물 특성에 맞는 서식 환경 조성 등 구체적인 요건도 정해져 동물복지가 강화됐다.

환경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동물원 등에서 전시되는 동물의 복지와 야생동물 관리를 강화하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수족관법) 시행령'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돼 1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된 시행령과 함께 ‘동물원수족관법 시행규칙’ 및 ‘야생생물법 시행규칙’ 개정안도 같은 날 시행된다.

먼저,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은 동물원 및 수족관 설립 절차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됨에 따라 허가를 받기 위한 구체적인 요건이 정해졌다.

그간 동물원은 최소한의 전시 및 사육시설만 갖추면 쉽게 등록할 수 있었고, 각종 관리 규정은 선언적 수준으로, 전시 동물의 복지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동물원의 경우 휴식처나 바닥재 등 야생동물 특성에 맞게 서식 환경을 조성하는 등 강화된 허가 요건을 갖춰야 하며, 동물원 검사관의 검증과정을 거쳐야 동물원 운영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안전 및 질병 관리, 복지 증진 등 구체적인 동물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휴·폐원 중에 동물 관리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허가권자의 감독 의무도 강화됐다.

기존에 동물원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곳은 2028년 12월 13일까지 5년의 유예기간을 부여, 유예기간 내에 허가 요건을 갖추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정된 ‘야생생물법’은 동물원 또는 수족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시설에서 야생동물의 전시를 금지하되, 기존 전시 관련 영업을 영위하던 자에게는 2027년 12월 13일까지 4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야생동물에 대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올라타기, 만지기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긴 경우에는 △1차 150만 원 △2차 200만 원 △3차 300만 원 △4차 이상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유예기간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이달 13일까지 영업지가 소재한 시·도지사에게 야생동물 전시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또한, 동물원 등 전시시설로 야생동물을 운송할 때 적합한 먹이와 물을 공급하는 등 운송자가 준수해야 할 의무를 새롭게 도입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차 20만 원 △2차 40만 원 △3차 이상 6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특정 지역에 밀집 서식해 양식업, 내수면어업 등의 경영 또는 영업에 피해를 주는 민물가마우지와 전력 시설에 피해를 주는 까마귀류를 새롭게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다.

야생동물 수입·수출·유통 등에 관한 허가·신고 창구가 새롭게 도입되는 ‘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으로 일원화되고, 관련 정보를 환경부가 통합 관리하기 위해 관계 행정기관 또는 지자체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는 정보의 범위를 명시했다.

야생동물종합관리시스템 운영 권한은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에 위임되며, 야생생물 서식 실태 조사 및 야생동물 보호시설 운영 업무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위탁되는 등 개정된 ‘야생생물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권한의 위임과 업무의 위탁 근거를 명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동물원의 동물 복지 관리가 강화됨과 동시에 동물원으로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의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 동물복지에 적합한 시설과 기반을 갖춘 곳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게 됐다"라며 "야생동물 운송 과정에서도 동물의 안전을 고려하도록 하는 등 야생동물 보호·관리 제도의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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