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머티 대거 팔아
개인, 포스코홀딩스 3554억 순매수…이차전지 대거 매집
외인 반도체 눈길…한달간 삼전·SK하이닉스 2.1조 사들여
공매도 전면금지 시행이 한달째를 맞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과 개미 투자자들의 매수 추이가 엇갈리고 있다. 외인이 대거 던진 이차전지 관련 종목 물량을 개미들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를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던 외인은 반도체 관련 종목들로 눈길을 돌리면서 4개월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다만 거래대금 비중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6일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도 상위 1위 종목은 3759억 원을 순매도 한 POSCO홀딩스로 집계됐다.
공매도 같은 기간 외인의 순매도 2위 종목은 3336억 원을 순매도 한 삼성SDI로 파악됐다. 이어 포스코퓨처엠(3043억)은 3위, LG화학(2919억 원)은 4위, 에코프로머티(1360억)은 5위를 기록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이차전지에 대한 대량 매도에 나선 모습이다.
외인이 던진 이차전지 물량은 그대로 개미들이 담았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POSCO홀딩스를 3554억 원 어치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외에 개인은 삼성SDI(3221억 원), 에코프로머티(2854억 원), 포스코퓨처엠(2724억 원), LG화학(1684억 원), 에코프로비엠 (1403억 원) 순으로 순매수 했다.
이차전지 종목들을 둘러싼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차전지 종목들이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내년도 이차전지 종목들의 실적이 3분기 부터 성장하는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미 중심으로 큰 폭의 외형성장을 기대했던 국내 2차전지 셀 기업들은 2024년 전기차(EV) 수요 둔화 및 LFP(리튬인산철) 채택 움직임으로 인해 일부 증설이 지연되거나 계약이 취소됐다”며 “2025년 셀 기업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은 미미하지만, 2024년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대거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유의미한 섹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삼원계 배터리가 적용되는 새로운 수요가 필요하다”며 “EV용 46시리즈는 삼원계 위주로 적용되며 주문자상표부차생산(OEM)사들은 EV 픽업트럭에 46시리즈 적용을 원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관련 기술을 보유중인 만큼 내년 수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차전지 종목을 대거 팔아치운 외인의 눈길은 반도체 종목들로 향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외인은 삼성전자를 1조7463억 원, SK하이닉스 4043억 원 폭풍 순매수 했다.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감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이클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의 내년 메모리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나설 거란 전망도 나온 상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의 낸드 가동률이 3분기말 30% 수준에서 40~50%로 급 반등이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도 우리 공장 가동률이 3분기 70%에서 연말 75~80%로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동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범용제품(Commodity) 메모리 가격이 반등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감산 지속을 통한 공급 축소와 모바일 PC에서의 재고축적(Restocking)을 시작으로 고정 가격의 반등이 목격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외인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여 만에 순매수세로 전환한 상태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2711억 원 순매수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 2조9522억 원, 코스닥은 1조1390억 원을 사들였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는 감소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인 거래대금 비중은 26.2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31.51%) 대비 5.2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코스닥 시장에선 14.98%로 10월(17.34%) 대비 2.36%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