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이 10일 대토론회를 열고 당에 제안할 혁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민심 청취에 재차 나섰다. 원외에서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다른 일정으로 국회를 찾았으나, 원칙과상식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원칙과상식에 참여하는 이원욱‧조응천‧김종민‧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심 청취 토크쇼를 열고 “12월까지 기다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이 원칙과상식 즉, 비주류의 목소리에 응답할 시한을 12월까지로 제안하고 반응이 없다면 결단을 하겠다는 의미다.
김 의원은 ‘신당 창당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 그러나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국민의 민주당’으로 새로워지는 것 또한 신당이 되는 건데, 될 것 같냐. 연말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 12월까지 민주당 혁신과 쇄신 위해 힘을 실어주시고, 그 다음엔 어떤 선택을 해도 변함없이 함께 해달라”고 답했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어둡다. 이쯤 되면 ‘선당후사, 희생하겠다’가 나와야 하는데 혁신 아무것도 없다”고도 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혁신을 하고 있지 않다. 최소한 약속했던 거라도 지켜야 하는데, 선거법도 그렇고 이 대표 본인이 불체포툭권 포기했다고 했으면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 (가장 필요한 상식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의 냉담한 반응에 비판적 의식을 드러내면서도 재차 마지막 결단을 기다린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바뀔 것 같냐”고 반문하면서도 지금의 시기를 방학에 비유하며 “개학 앞두고는 벼락치기라도 하게 돼 있고, 그것이 대한민국 정당의 역사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그 역사와 상식마저도 뒤집을지 한 번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간의 민심 청취 내용을 기반으로 혁신안을 만들어 당에 제안할 예정이다. 그만큼 이들의 혁신안을 당에서도 수용하는지 여부가 결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이들의 결단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까지 열어두며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이 전 대표와의 움직임과도 맞물릴지 주목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다른 일정으로 찾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본격화한 것이냐’는 질문에 “실무적인 일이 굉장히 많은 만큼 누군가는 당연히 준비해야 한다. 결단은 늦지 않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 내 인사들에게는 아직 관련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대로가 좋은지, 아닌지의 기점에 결심하고 있는 사람들부터 함께 하는 게 우선”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준석 전 대표와도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충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뜻을 모을 필요가 있다. 때가 되면 만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원칙과상식 행사장에는 약 1500명 이상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특히 친이낙연계 원외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도 참석했고,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공생 남평오 부이사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