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 ‘마운드 가로지르기 금지’, ‘퍼펙트 또는 노히트 등 기록 행진 시 투수에게 기습번트 대지 않기’, ‘첫 등판하는 투수에게 기습번트 및 초구 타격 금지’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야구 밖에 모르는 범생이 오타니 쇼헤이가 서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라는 역대급 계약을 체결하며 암묵적인 규칙을 깼다고 하는데요. 다저스와의 계약시 총 연봉의 97%를 은퇴 후에 수령하는 전인미답의 계약을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매년 26억 원만을 연봉으로 수령하게 될 예정인데요. 오타니는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계약을 한 걸까요?
그 외에도 ‘연봉 지급 유예 계약(unprecedented deferrals)’을 꼽을 수 있는데요. ‘디퍼 계약’ 혹은 ‘디퍼’라고 불리는 이 계약은 계약금 중 일부를 은퇴 후에 수령하는 형식의 옵션입니다.
이를 통해 구단은 당장 현금 흐름을 조절해 다른 선수들을 추가 영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선수 입장에서는 손해인데요. 선수는 디퍼 계약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크게 상승 시킬 수 있지만, 화폐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하락하기 때문에 손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디퍼 계약은 사실상 구단에 유리한 계약입니다. 오타니는 이례적인 계약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으나 전문가들은 우승을 위해서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해석했습니다. MLB닷컴은 “지급 유예에 따른 세금 혜택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타니가 이기고 싶어 한다. (지급 유예로 전력을 보강하는 등) 팀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타니는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오타니가 합류한 다저스는 오타니 외에도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 포함된 올스타급 타선을 구축한 상황입니다. 오타니의 연봉계약으로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특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까지 잡을 수 있는 여력이 생겼는데요. 만약 이들의 영입까지 성공한다면 선발과 마무리, 타선에 가릴 것 없이 완벽한 전력 보강을 이루게 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샐러리캡(연봉 상한선)이 없습니다. 샐러리캡이 없기 때문에 부자구단이 우수한 선수들이 독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키게 되는데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전체 선수 연봉의 일정 기준을 넘어선 구단에 제재금을 부과하는 사치세 제도입니다. 사치세는 금액 별로 4등급으로 나뉘어 초과 분에 대해 사치세 이율을 다르게 적용하는데요. 사치세를 연속 시즌 초과할 경우에는 비율이 높게 책정해 불이익을 줍니다. 거기다 초과한 금액대 별로 신인 드래프트 라운드 픽 순위에서 밀립니다.
자금이 풍부한 구단은 이 사치세를 조금이라도 덜 내기 위해 팀의 연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디퍼 계약을 선호합니다.
슈퍼스타와의 계약에서 디퍼를 적용하게 되면, 발표한 금액보다 실제 계약 가치가 감소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10년 이상 나눠서 지불하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실제 계약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죠. 미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장기계약의 경우 1년에 약 4%의 할인율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디퍼는 지불 유예를 기간을 최대한 길게, 금액을 최대한 높일 경우 사치세 반영 금액을 낮출 수 있습니다.
팬 그래프는 오타니의 실제 계약 가치는 4억6000만 달러로 측정했는데요. 다저스는 이를 통해 연간 2400만 달러의 지출을 줄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오타니에 들어갈 지출을 줄인 만큼 새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듯 거대 공룡의 탄생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오타니가 MLB를 파괴하고 있다”, “더이상 메이저리그에서 균형적 경쟁을 추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팀들이 오타니를 데려올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오타니 은퇴 이후에도 계약서에 명시된 금액을 모두 오타니에게 지급해야하기 때문이죠.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와 같은 빅마켓 구단이 아니라면 쉽게 오타니의 손을 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오타니의 계약에 대해 문제 없다는 측은 “다저스가 디퍼를 하지 않더라도 시장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결국 샐러리캡을 도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불균형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하기도 합니다.
한편 세간의 계약으로 이목을 끈 ‘투타 천재’ 오타니는 내년 시즌 한국의 고척돔에서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인데요. 12일 한국 프로야구의 간판인 이정후가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하게 되며 내년 시즌부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라이벌로 정면 승부를 펼칩니다.
다가오는 2024년, 오타니와 다저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