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미성년 남아ㆍ노모 성폭행한 남성…"아이가 먼저 유혹했다"

입력 2023-12-1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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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가해자가 “아이가 내게 먼저 요구했다”라고 주장했다.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연인의 어린 아들을 성폭행한 ‘키다리 아저씨의 비밀’이 집중 조명했다.

평소 봉사활동과 이웃을 잘 챙겨 ‘키다리 아저씨’로 불렸다는 60대 김태석(가명) 씨는 2017년 최미영(가명)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미영씨가 1년 만에 생계를 이유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김씨는 미영씨의 어린 자녀와 노모를 대신 보살펴왔다.

김씨는 거동이 힘든 노모를 모시며 외출을 다니기도 했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박우진(가명) 군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용돈도 주면서 함께 목욕하는 등 돈독한 사이로 지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 뜻밖의 일이 발생한다. 우진 군의 누나가 김 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것. 우진 군은 만 11살부터 2년 넘게 김씨에게 1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우진이의 누나는 활발했던 동생이 중학생이 되면서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또 휴대전화에서 ‘동성애’ 관련 내용을 발견하면서 추궁했고 결국 김씨와의 충격적인 일화를 듣게 됐다. 김씨가 연인들이 가는 온천탕이나 무인모텔로 우진 군을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우진이의 누나는 “처음에는 목욕하고 밥 먹으며 계속 만났다. 공용 목욕탕에 다니다가 범행이 있던 날 가족탕을 간 거다. 그리고 대담해져서 무인텔로 데려가서 관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때 당시 우진이의 나이 11살, 누나에게 들키기 전까지인 14살이 될 때까지 우진이는 범죄에 노출돼 있었다.

이야기를 들은 미영씨는 곧바로 김씨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김씨는 “내가 미쳤었다. 내가 죽일 놈이다. 내가 인정한다”라며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 진술에서는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우진이가 먼저 자신을 유혹해 자신이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범행 당기 우진이는 초등학생이었다. 크게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과연 우진이가 주도적으로 관계를 이끌었을까?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에서 뜻밖의 내용이 나왔다. 바로 우진이가 먼저 김씨에게 ‘아저씨 보고 싶어’, ‘내일 만나요’ 등의 메시지를 보낸 것.

오랜 고민 끝에 제작진과 만난 우진은 “그 일로 우울증과 조울증 같은 게 있다. 신체적 질병으로는 이제 치질, 잠들기도 어렵고 잠에 든다하더라도 그 행위가 악몽으로 나온다”라며 “가장 힘든 것은 제가 유혹했다고 하는 점. 본인이 먼저 그렇게 저한테 행위를 해놓고는 뻔뻔하고 제 탓으로 돌리는 게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우진이는 먼저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김씨와 연락이 끊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챙겨주려는 모습이 보여서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라고 말했다.

미영씨에 따르면 우진이는 친아빠의 얼굴도 알지 못했다. 우진이를 임신했을 당시 부모가 이미 이혼했기 때문. 이후 길거리에서 부자의 모습만 봐도 오래 지켜보는 등 그리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김씨를 통해 아버지의 존재를 느낀 것이다.

전문가는 “이 사건은 그루밍과 친족 성폭행을 섞어놓은 양상이다. 그루밍 가해자는 절대 아무나 타겟으로 정하지 않는다. 안정한 표적을 찾는다”라며 “주변에 사람이 없고 폭로해도 믿어주지 않거나 폭로 대상이 없는 아이를 삼는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아이는 훌륭한 표적이다. 안타까운 건 아이가 폭로할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외에도 미영씨의 90살 노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변을 보지 못하는 노모를 손으로 도와드리다가 결국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 그는 미영씨와의 통화에서 범행을 인정했으나 또 경찰 조사에서 말을 바꾸었다. 그리고 노모가 사망하면서 조사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우진이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반, 그러나 노모의 사건은 추가 기소 되지 않은 채 김씨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전문가는 이번 사건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씨가 장소 물색 등 충분한 계획을 세우고 첫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 것.

특히 한 전문가는 “’성적 이상성’이라는 건 얼마나 일반적인 성행위에서 일탈된 행위를 하는 지이다. 동의 되지 않은 가학적인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이분은 많이 벗어나 있다”라며 “또한 인지적 왜곡 부분. 자기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때문이라고 원인을 돌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도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 하지만 김씨의 지인은 보름 전에도 김씨를 만났다며 병원서 퇴원한 지 한 두 달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만난 김씨는 “너무 기가 잔다. 법정에서 누가 믿든 안 믿든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100% 처벌을 달게 받을 것이다. 다만 터무니없이 부풀렸다는지, 그런 건 인정할 수가 없다”라며 “애 핑계로 뭐 덤터기 씌우기도 싫고 어른이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냥 있는 사실 그대로만 밝혀지면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에 대해서는 “변도 손으로, 애 엄마가 했던 대로 하고 부탁받아서 한 거다. 90살 노인에게 그런 생각을 하겠냐. 그 집 식구들한테 기가 찬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가해자는 구속 수사했어야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것이 피해자의 2차 가해나 증거 확보에서 오히려 맞다는 것. 실제로 김씨는 수사 초반 핸드폰 고장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전문가는 “얼마나 더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이 피해자 말고 다른 피해자 가능성, 그런 게 다 다 증거다. 그게 다 핸드폰에 담겨 있는데 그게 없다면 증거인멸의 우려라는 구속 이유가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봤다.

또한 “이 사건은 최초단계가 중요했다. 폭행 협박에 이르지 않아도 위력 정도에 이를 수 있다. 나이가 어려서 피해자라고 인식 못 하니 사실관계가 왜곡될 수 있다. 아이가 말하지 못한 걸 잘 상담했으면 위력 정도는 밝힐 수 있었을 거다”라고 지적했다.

우진이는 “처벌은 평생 감옥에서 사는 걸 원하지만, 안된다는 걸 아니까 감옥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 정도의 형량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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