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은 미국 등 다른 모든 국가와 마찬가지다. 유럽 부동산도 소유자와 구매자 간의 상호 가격 기대치가 커서 거래량이 무척 줄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상당수가 자산 가격 하락에 대해 두려움을 표명하고 있다. 그 결과 투자 규모가 사상 최저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비즈니스 신뢰도와 수익 전망이 1년 전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과거 수년 동안의 전망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들은 물량공급 부족으로 부동산 입주 수요가 강할 걸로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입장은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하지만 부동산 입주 시장에서는 아직 체감을 못 느끼고 있다. 그래서 부동산 업계는 경제 전망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유럽 전체가 잘해야 느려터진 성장만 있을 거라는 전망뿐이다. 특히 경제 규모가 큰 독일과 영국 등에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배경이 부동산 비즈니스와 투자 심리를 흐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이 우려되는 관심사가 됐다. 여기에 유럽은 다가오는 각국 선거에서 극도의 우경화 위험도 화두가 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세 가지의 다르지만 서로 연관된 사회적 정치적 이슈가 대두됐다. 적절한 가격의 주택공급, 사회적 형평성과 불평등 갈등, 대량 이주 등이다. 일부 응답자는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 불안과 정치적 격변의 원인이면서,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년에 인플레이션 안정과 금리 인하가 명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향후 몇 년 동안 부채와 자본의 가용성에 대해서는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 부동산시장에 투자가 회복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치 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한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4분의 3이 현재의 부동산 가치가 기후 변화, 사회적 영향, 입주자 수요 펀더멘털 등 부동산이 현재 안고 있는 모든 도전과 기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자본의 배분 장소와 방법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지면서 결국 잘나가는 유럽 도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 30개 주요 도시 중에 런던과 파리가 다시 한번 투자순위 1, 2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베를린,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밀라노, 뮌헨, 리스본,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등 도시들이 10위권 내에 들었다.
유럽 부동산 업계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속가능성 및 ESG 준수 같은 이슈를 장단기적으로 부동산에 반영하고 있다. 설문조사 응답자 90%도 2050년까지 ESG 이슈가 부동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걸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유럽 부동산의 현황과 대응 방향은 우리라고 다르지 않다. 채택 가능한 것은 수용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