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 증가·기온 상승 시, 지역별 제주·경남·대전·부산 등 피해 예상
국제 기준 적용 시, 대구 피해 가장 클 것으로 분석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 감소 필요, 적응적 대응 및 재원인 적응 금융 관심 중요”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지속가능성장연구팀은 18일 ‘국내 기후변화 물리적리스크의 실물경제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연 총강수량 증가는 지역내총생산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 총강수량 1m 증가하면 1인당 기준으로 지역내총생산이 2.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인한 산업, 지역별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강수량 증가, 기온 상승, 강수량·기온 두 가지에 따른 만성 기후리스크 등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분석했다.
먼저 총 강수량이 1m 증가하면 ‘농업, 임업 및 어업’은 15.93%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농업의 경우, 호우특보, 대설특보, 태풍특보와 같이 강수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가 발생함에 따라 과수작물의 생산효율성이 낮아질 수 있으며, 강수량 및 상대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병해충 피해가 다발해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에도 총강수량이 1m 증가하면 장기성장에 3.62% 수준의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강수량 증가로 인해 건물, 차량 등 침수피해 발생 확률이 증가해 추세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보험업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금융업 내에서 신용, 시장, 유동성 리스크 등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금융 및 보험업 전반에 직간접적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서술했다.
연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에는 부동산업이 1.73% 부정적 한계 효과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냉방 시설 확충 등 설비 비용 증가, 에너지 사용 비용 등 유지비용 증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팀은 “월중 고온일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부동산 매매 및 임대계약 수요자의 탐색 시도 및 실제 계약 건수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기구인 녹색금융협의체(NGFS)에서 추정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부정적 영향값은 더 커진다. NGFS는 현재 시행 중인 정책 외에 추가적인 기후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구온난화가 극도로 심화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상위 95% 분위)을 시나리오로 삼는다.
NGFS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대구지역의 실질 부가가치 성장 영향이 마이너스(-) 6.29%로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부산 -6.14% △제주 -4.46% △경남 -3.39% 등의 순으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거시 경제의 장기 성장 관점에서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적응적 대응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원인 적응(adaptation) 금융에 대한 정부와 금융권의 관심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기후변화 물리적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탄소 중립 노력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각 산업에서는 원활한 사업 운영 및 미래 전략 측면에서 장기적 시계의 물리적 리스크 관련 식별, 평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체계적 인식 및 대응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