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 과정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 있어”
우주항공청 연내 설립 사실상 무산…“국가적 손해”
국내 OTT 합병 “경쟁력 우선…독과점 문제 추후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과정에서 소통 부족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종호 장관은 18일 세종시 모처에서 송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R&D 예산 구조개혁과 관련해 국민, 연구 현장의 과학자 분들과 소통이 충분하지 못해 아쉽다”며 “R&D 예산 조정 과정에서 현장으로 가서 의견을 듣고 반영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대학원생 인건비와 관련해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 수단을 강구했고,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 그런 부분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젊은 연구자들의 과제 개수와 액수, 이들이 외국에서 (국내) 출연연구소와 대학으로 오면 정착에 필요한 시설 구축 금액 등을 늘려 젊은 연구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자라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문제가 없도록 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R&D 예산안은 25조9000억 원으로 올해 대비 16.6% 삭감됐다. 정부는 나눠먹기식 소규모 R&D 사업에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비효율적인 R&D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도전적·성과 창출형 R&D에 예산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장관은 이날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벤치마킹해 연내 설립을 목표했던 우주항공청 설립이 사실상 무산된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주항공청 설립이 하루하루 늦어질 때마다 국가적으로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우주항공청 설립 전 관련 업무를 과기정통부가 전담하면 된다는 분들이 있는데, (그들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기정통부에 우주 관련 인력이 많지 않고 하루빨리 일을 해야 한다”며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을 늦춰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올해가 ‘AI의 해’라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하는 국가로 만들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 ‘전국민 AI 일상화 전략’ 등을 발표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모두가 공정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디지털 권리장전도 만들어 확산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올해 디지털경쟁력 세계 6위로 올라선 것도 각자의 땀과 열정이 모아져 만든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디지털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이 요금을 급격히 올리는 것에 대해 “요금을 올리더라도 왜 올릴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고, 이해시키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소비자가 부담되지 않도록 빅테크 기업들이 고민을 많이 해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국내 OTT 업체들의 인수합병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내 OTT가 외국 여러 기업에 비해서는 열악하기에 경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합쳐서 경쟁력이 생긴 다음에 독과점 폐해가 생기면 독과점에 대해 조치하는 게 합리적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9일까지 신청을 받는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서는 “아직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몇 개 기업이 신청했는지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정리되면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