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재판장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며 재판부에 징역 20년의 중형을 요청했다.
검찰은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가 약 3개월 3주 만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중형 구형의 근거로 들었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차량 밑에 깔려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도주한 점, 이후에도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는 변명을 하는 등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올해 8월 강남구에서 피부 탄력 개선 시술을 명분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신 씨는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 말을 무시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부근을 지나던 20대 보행자를 친 뒤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신씨의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이었지만, 사건 이후 3개월 3주 만인 지난 달 피해자가 사망하면서 특가법상 도주치사로 혐의로 변경됐다.
신 씨 측 변호인은 2차 공판기일이 열리던 10월 ‘도주 의도는 없었다’며 도주치상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날 구형 후 피해자 측 변호사는 “이 사건 피해자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홀로 서울에 올라와 직장생활을 한 지 1년가량이 지난 사회초년생으로 여느 날과 다름없던 퇴근 후 귀갓길에 마약류 투약자의 차량에 치여 사경을 헤매다 27세의 짧은 생을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한 젊은 여성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가해자 신 씨에 대하여 법원의 준엄한 심판과 함께 법과 양심이 허락하는 최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