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의 명문 카렐대에서 21일(현지시간) 총격이 벌어져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쳤다. 총격범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날 체코 CTK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틴 본드라체크 경찰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총격 사건으로 15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라면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이들도 있어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총격은 프라하의 대표적인 명소인 카를교 인근의 얀 팔라흐 광장에 있는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총격범이 카렐대 학생이었고, 이날 수업에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또 “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세상의 여러 흉악 사건이 영향을 준 거 같다”라고 추측했다. 테러나 정치적인 의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총격범은 마지막으로 철학부 건물 지붕에서 머물렀으며, 지붕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께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총격을 가한 범인을 제거했다”라면서 “현장에 사망자가 여러 명이 있고, 부상자는 수십 명에 달한다. 현재 건물 전체가 대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범은 이날 오후 고향 마을을 떠나 프라하로 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밝힌 것으로 신고됐다. 이후 고향 마을에서는 55세인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총격범이 이날 카렐대 특정 건물에서 강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해당 건물에 있던 이들을 대피시켰으나, 총격은 다른 건물에서 발생했다.
일부 학생들은 SNS 등에서 사람들이 교실이나 도서관에 갇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대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도 SNS에 게재됐다. 테레사 마르코바 철학부 대변인은 직원과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교실이나 사무실에서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을 봉쇄했으며, “시민들은 사건 현장 근처에 머물지 말고, 집에서 나오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카렐대는 1348년 설립돼 유럽에서 오래된 대학 중 한 곳으로, 재학생이 4만95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철학부 재학생은 8000명이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카렐대 철학부에서 발생한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총격 사건 희생자들의 유족과 친지들에 깊은 유감과 조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