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탓
아프리카 2대 산유국 OPEC 탈퇴
경기 위축과 수요둔화ㆍ대체에너지 개발 확대 등에 따라 내년 국제유가가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와 국제에너지기구(IEA)ㆍ석유수출국기구(OPEC) 발표 자료 등에 따르면 2024년 국제유가는 올해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골드만삭스는 지난 17일 내년 유가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하면서 내년 국제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보다 배럴당 10달러 낮춘 70∼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도 여전히 변동성이 크지 않는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며 "감산 충격을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브렌트유가 내년 6월 배럴당 85달러로 정점을 찍고, 2024년은 연평균 81달러, 2025년에는 평균 8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4년 국제유가 평균치를 92달러로 예상했던 바 있다.
다만 △OPEC의 추가 감산 △중국 경제 회복 △미국 전략비축유 재보충 △완만한 경기침체 리스크 등이 유가의 빠른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IEA는 지난 12일 발표한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17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전망치인 하루 1억200만 배럴보다 다소 낮아졌다.
다만 주요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수요 증가율 둔화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전기차 보급 확대도 석유 수요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IEA는 내년에도 OPEC+ 산유국이 자발적 감산에 들어가는 만큼 비(非)OPEC+ 산유국이 글로벌 생산량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국제유가 하락을 점치는 시각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OPEC의 유가 조절기능 축소 때문이다. 당장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는 OPEC 탈퇴를 선언했다. 감산 정책에 반발한 앙골라가 OPEC 탈퇴를 결정하면서 추가 탈퇴 가능성도 열렸다.
디아만티누 아제베두 앙골라 광물자원석유가스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OPEC 가입이 더 이상 국가 이익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앙골라는 이미 지난달 OPEC 각료회의에서 하루 111만 배럴로 제시된 2024년 생산 쿼터에 항의하며 하루 1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7년 가입한 앙골라의 탈퇴로 OPEC 회원국은 12개국으로 줄어들게 된다.
아제베두 장관은 "우리가 OPEC에 남는다면 감산을 강요받을 것이고 이는 우리 정책에 반한다"며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