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도봉구 방학동 화재사고 현장을 26일 경찰과 소방이 합동 감식한다.
도봉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의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내부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한다.
전날 소방 당국과 경찰에 오전 4시 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애초 이 아파트 4층 주민으로 알려졌으나 10층 주민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5시 2분께 선착대가 도착한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오전 6시 36분께 큰불을 잡았고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인 8시 40분께 완전히 껐다.
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장소인 3층의 윗집에 살고 있던 30대 남성 박모 씨는 0세 아이를 안고 추락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세 아이는 아내가 재활용 포대에 먼저 던져 놓고 자신도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심정지 상태로 구조대원에 의해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화재 최초 신고자인 30대 임모 씨는 11층에 화재를 알리러 올라가다가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 28명이 대피 과정에서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 중 20여 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도봉구청은 사고 수습 지원과 이재민 관리를 위해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주변 숙소에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