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2024년에도 우리나라 실물경제는 글로벌 분쟁이 계속되고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현상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등 다양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며 "은행은 위기 시 충격을 흡수하고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경제 방파제로서의 기본'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29일 신년사에서 "2024년 한 해는 △경제 방파제로서의 기본 △고객 중심의 변화 △지속가능한 상생을 은행 경영 원칙으로 삼자는 제언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은행이 방파제로서 기본을 다하려면 건전성과 유동성을 더욱 엄격히 관리하면서 '비 오는 날 고객과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나갈' 만반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은행연합회는 사원은행과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원+α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했고, 2월부터 지원방안을 실제 집행해 나갈 예정이다. 민생경제에 온기가 돌 수 있도록 은행이 국민과 동행하겠다"고 말했다.
고객 중심 변화에 대해서는 금융-비금융 융합, 인공지능(AI),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다양한 노력을 고객 중심으로 새롭게 추진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조 회장은 "'분초사회'. 찰나의 순간도 밀도 있게 사용되는 시대"라며 "고객과 만나는 매 순간을 고객중심에서 바라보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은행권의 상생금융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2024년에는 은행을 둘러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글로벌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ESG 공시제도 강화방안이 마련되고 있으며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책무구조도 도입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상생을 위해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회장은 "행운은 작은 것에서 자라나고 불행은 소홀한 데서 피어난다는 옛말이 있다"며 "'담욕대이심욕소(膽欲大而心欲小)', 다가오는 갑진년 우리의 마음은 담대하면서도 섬세해야 한다. 떨치고 승천하는 용과 같은 기상으로 우리 앞에 직면한 도전에 담대하게 맞서는 한편, 우리 주위를 스쳐 가는 자그마한 기회와 보이지 않는 위기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도약과 극복의 디딤돌로 삼는 섬세함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