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빅3ㆍ자국 전기차 기업에 국한
VWㆍ닛산ㆍ테슬라 일부 등 제외
애초 보조금 못받던 현대차 반사익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는 전기차를 세액 공제(보조금) 대상에서 올해부터 완전히 배제하자 혜택 차종이 43종에서 19종으로 줄었다.
새 규정에 따라 폭스바겐과 닛산ㆍ테슬라 일부 모델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는 애초부터 보조금이 없었던 만큼,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에너지부 발표를 인용해 “올해 구매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은 총 19개다”라며 “지난해 43차종이 혜택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상이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표는 철저하게 보조금 대상을 미국 브랜드로 국한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쉐보레 2종 △스탤란티스 3종 △포드 4종 △리비안 5종 △테슬라 5종 등 19종이다. 작년 말까지는 총 43개 차종이 세액공제 형태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다.
보조금 대상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올해부터 배터리 부품 요건이 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기업(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지난달 미국 정부는 중국에 있는 사실상 모든 기업을 FEOC로 규정했다.
전기차 업계가 중국산 부품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FEOC 규정 때문에 보조금 지급 대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는데 그 예상이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재무부는 일부 자동차 제조사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의 정보를 완전히 제출하지 않아 향후 지급 대상 명단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보조금 대상 축소로 인해 현대차의 현지 가격 경쟁력은 되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IRA 발효 이후 현대차와 기아의 순수 전기차는 현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산지(한국 울산 및 화성공장)부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해 판매 중이지만 배터리 원산지 규정을 맞추지 못해 이 역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현대차와 경쟁 모델이었던 폭스바겐 ID. 시리즈를 비롯해 닛산 리프, 테슬라 일부 모델까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상대적인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구체적으로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 3 후륜구동 일부 모델, BMW X5 xDrive 50e , 아우디 Q5 PHEV 55, 캐딜락 리릭(Cadillac Lyriq), 포드 E-트랜짓(Ford E-Transit) 등이 세금 공제 대상 목록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 인하 대신 자체 할인에 집중하는 한편, 리스 등을 활용한 법인판매(보조금 대상)에 집중해 왔다.
현대차가 못 받았던 보조금을 경쟁차까지 못 받게 되면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 상승은 물론, 출혈적인 할인전략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무부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구매자들이 계속해서 새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공급망을 조정하고, 동맹국들과 협력하며, 일자리와 투자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