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알뜰폰, 전체 18%…전년 동기 대비 24% 급등
올해 1700만 돌파 전망…이통3사 3만원 5G 요금제 관건
올 상반기 이통3사 5G 요금제 최저구간 4만 원→3만 원
알뜰폰 업계 “도매대가 60%, 알뜰폰 5G 진입 자체 어려워”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1600만 가입자 돌파를 앞둔 알뜰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고물가 시대에 통신비 인하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자 이통 3사가 저렴한 LTE 요금제에 이어 저렴한 5G 요금제를 내놓기로 하면서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알뜰폰(MVNO) 회선 수는 전체 회선의 18.5% 수준인 1544만2924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518만4393개)대비 1.7% 증가, 전년 동기(1246만2574개) 대비 23.9% 급등한 수치다.
이통 3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같은 기간 가입자 1위인 SK텔레콤은 3145만8871개 회선, 2위 LG유플러스는 1868만7135개 회선, 3위 KT는 1775만9813개 회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성장률이라면 지난해 12월 기준 1600만 선, 올해 1700만 선을 돌파할 거라고 내다본다. 아이폰 15 등 새로운 플래그십 단말 출시와 연말·연초 맞이 프로모션 확대가 영향 미칠 거란 전망이다. 알뜰폰 망 도매제공 의무 제도가 상설화된 것도 알뜰폰 사업자에는 호재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3사의 5G 저가요금제 출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편리성, 품질 등에서 우위를 점한 통신사의 요금제 시작선이 낮아지면 기존 알뜰폰 이용자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1일 정부에서 발간한 ‘2024년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3만원 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통신비 완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통신사와 협의를 통해 현재 4만 원대 중반인 5G 요금제 최저구간을 3만 원대로 낮췄다. 또 2~3종에 불과한 30기가바이트(GB) 이하 구간 요금제 또한 제공량에 따라 세분화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통3사는 3만 원대 요금제를 준비중이다. 먼저 신호탄을 쏜 건 LG유플러스로, 이들은 월 기본 데이터 제공량 1GB·3GB·5GB·7GB 등 저용량 구간을 다양화 했다. 총 9종을 3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1GB는 월 3만원이며 14GB는 3만8000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MNO(이통사)에서 MVNO(알뜰폰)으로 넘어가는 건 가격이 가장 컸다”며 “고객들은 아직까지 이통사 품질이 더 좋다는 인식이 있는 상황이라 MNO가 더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면 MVNO 입장에선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뜰폰 업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도매대가다. 현재 산정된 5G 도매대가로는 경쟁력 있는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도매대가란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3사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신 지불하는 사용료를 말한다. LTE와 5G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재판매하는 요금제 가격의 일정 비율을 이통사에 지불하는 ‘수익배분율’ 방식으로 계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LTE 수익배분은 40~50%, 5G는 60%대다. 이에 5G 시장에서 알뜰폰의 영향력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에서 저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 자체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다”면서도 “다만,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중저가 시장을 넓히는 건 알뜰폰이 할 수 있는 영역인데 알뜰폰도 5G를 같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도매대가로 60%를 이통사에 제공하고 있기 떄문에 5G 시장에서는 이통사와 경쟁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알뜰폰은 5G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고, 이통3사는 5G 시장을 더 넓혀가니 알뜰폰 시장 성장에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