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사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교신 오류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사고의 원인을 놓고 관제탑과 이륙을 준비하던 해상보안청 소속 항공기 사이의 교신 오류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아사히와 요미우리 등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발생한 하네다공한 항공기 충돌 및 화재사고는 공항 관제사와 해상보안청 항공기 사이의 교신 오류에서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하네다공항 관제사는 국토교통성 조사에서 "해상보안청 항공기의 (활주로) 진입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 사고는 착륙을 시도하던 일본항공(JAL) 여객기와 이륙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바꾼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함께 진입하면서 일어났다.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기장은 사고 직후 해상보안청 조사에서 "활주로 진입 허가를 받은 뒤 활주로에 진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전날 공개한 관제사와 두 항공기 간 교신 기록에 따르면 관제사는 JAL 여객기에 착륙을 지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에는 "활주로 정지 위치까지 주행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 활주로 진입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관제사가 사고 2분 전인 오후 5시 45분에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넘버 원' C5 위의 활주로 정지 위치까지 지상 주행하라"고 지시했다. 그 직후 해상보안청 항공기 조종사는 "활주로 정지 위치 C5로 향합니다. 넘버 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활주로 정지 위치는 활주로 바로 앞 유도로 위에 있다.
전일본공수(ANA) 전 기장이자 항공 평론가인 나이토 하지메 씨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해상보안청 항공기 조종사가 착각했다면 '넘버 원'이라는 말이 아니겠느냐"며 "이 말로 조종사가 활주로 진입을 서둘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활주로에 진입했고, 착륙하던 JAL 여객기와 충돌했다.
JAL 여객기는 충돌 이후 약 1㎞를 전진했으며, 해상보안청 항공기 잔해는 활주로 중앙부에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JAL 여객기 탑승자는 379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으나, 해상보안청 항공기 탑승자 6명 중 5명은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