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연령층 미혼 인구, 2020년 129만명에서 2020년 464만명으로 늘어
남녀, 미혼인구 비중 증가 영향 엇갈려…남성, 노동공급 감소·여성 노동공급 증가
미혼 남성 경제활동참가율·기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OECD 평균치보다 낮아
“현 추세시, 경제활동참가율 2035년 80.1% 정점…인구 미혼화 완화·적응정책 필요”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정선영 과장, 한지우 조사역은 8일 ‘BOK 이슈노트-미혼인구 증가와 노동공급 장기추세’ 보고서를 통해 핵심연령층인 30~54세의 미혼인구수는 2000년 129만 명에서 2020년 464만 명으로 335만 명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같은 기간 30~54세의 총인구수가 1740만 명에서 1880만 명으로 140만 명 증가한 것보다 두 배이상 많은 수치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개념인 생애미혼율(40대 후반~50대 초반)을 적용하면 해당 수치는 2013년 약 5%에서 2023년 14%로 10%포인트(p) 높아졌다.
연구팀은 미혼인구 증가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의 노동공급 영향이 상반된다는 현상을 파악했다. 남성의 경우 미혼인구 비중 증가는 노동공급 총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여성의 미혼인구 증가는 오히려 노동공급 총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혼 남성과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았다. 미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0%로 OECD 미혼 남성 수치인 88%보다 낮았다.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62%) 역시 OECD 기혼 여성 수치 77%보다 15%p나 낮았다.
OECD 회원국(36개국, 2019년 기준) 중에서 우리나라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2위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해당 수치가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62.3%) △콜롬비아(61.9%) △멕시코(48.2%) △튀르키예(40.6%)다.
연구팀은 “미혼인구 비중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제활동참가율 장기추세의 정점 시점이 당겨지고 정점 수준은 낮아지며 정점 이후 감소속도는 가팔라지게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짚었다. 이에 시나리오 3가지를 통해 경제활동참가율 정점 시점을 예상했다.
연구팀은 혼인율을 높이는 것은 미래의 노동공급 뿐만 아니라 현재시점의 안정적인 노동공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혼인구 증가세는 역행하기 어려운 구조적 흐름인 만큼 인구 미혼화 대응 정책과 함께 미혼화 적응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인구 미혼화 완화정책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회비용을 낮춰 이들을 선호도 높은 선택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며 “또한 결혼과 출산은 상호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므로, 혼인율과 출산율 제고 정책은 동일선상에서 함께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구 미혼화 적응정책으로는 “미혼 근로자들은 유연한 일자리와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전통적이고 경직적인 고용 형태를 기반으로 한 산업이나 직종에서는 노동공급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최근 원격근무 및 유연근로제 등 근무방식의 다양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적극적 활용,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 중시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요구되고 있는 새로운 근무방식 트렌드는 인구의 코호트적 특성 외에도 인구의 미혼화에 따른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