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빅텐트' 가능성...바미당 시즌2 우려도
이준석 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9일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양향자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양당 정치 구도 타파'를 외쳤지만, 연대 가능성에는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이낙연 전 대표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우리가 다 모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3지대와 관련해 "협력의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차차 드러나겠지만,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은 "과학기술에 대한 저희(개혁신당)의 입장을 밝힐 날이 있을 것”이라며 “양향자 의원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이나 미래에 대한 동질성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동지의 자격을 넘어섰다”며 “새로운 희망과 미래를 양향자 의원과 같이 그려나갈 것을 여러분한테 약속하겠다”고 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이낙연 대표님, 이준석 대표님 다 오시고 양향자 의원님을 축하하러 오신 것은 그냥 여기서 단순히 책 출간을 출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서로 돕고 또 때로는 경쟁하고 의견이 다를 때는 치열하게 토론과 논쟁을 하면서 더 앞으로 나아갈 길을 대한민국에 나아갈 길을 찾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향자 대표는 출판기념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공통점이 많았다. 앞으로 여러 여정에서 함께 할 거라 생각한다"며 "한국이 필요한 어젠더 과학기술과 첨단산업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예고에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 정치의 전쟁을 끝내고 정치 구조의 균열이라도 내고자 몸부림 치는 네 사람"이라고 했다.
관건은 이들의 연대 여부다. 정치권에서는 '슈퍼 빅텐트'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각기 다른 정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바른미래당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과 유승민 전 의원이 주도한 바른정당이 신설 합당한 정당이다. 바른미래당은 보수정당계, 민주당계 등 계파 갈등이 분출하며 창당 2년 여만에 사라졌다.
이 위원장은 양 대표가 주도하는 한국의희망에 대해서는 "다른 세력과의 사이에 한강 정도의 차이가 있다면 한국의 희망 사이에는 청계천 정도 놓여있다"며 친밀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이낙연 신당'에 대해서는 "이낙연 대표의 문제 의식에는 공감하지만, 방법론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여의도 사투리와 서초동 사투리의 대결처럼 비춰져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제3지대 빅텐트와 관련해 "여러가지 선결조건이 있다. 아직까지 테이블 위해 올라온 어젠다들만으로는 당신들이 왜 무조건 합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저는 과거 3지대 빅텐트까지는 아니지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결합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그때 그 결합이 준 교훈에 대해서 저는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7일 개혁신당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그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손을 잡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