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관 새 단장 기념…'세한도'ㆍ'수월관음도' 선보여
기증 문화유산 의미 되새기는 전시…12일부터 일반 공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이 기증관 재개관을 기념해 추사(秋史) 김정희의 '세한도',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등을 특별 공개한다.
11일 박물관은 기증관의 새 단장을 기념하는 언론공개회를 열고 "이번 전시 개편은 모든 세대의 관람객이 문화유산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면서 기증된 문화유산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다"면서 "'세한도'와 '수월관음도'를 특별 공개한다"고 밝혔다.
세한도는 김정희가 1844년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하고 있을 때 그린 것으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가 기증했다. 그림의 끝부분에는 김정희가 직접 쓴 글이 있다. 그는 이 글에서 자신에게 귀한 책을 선물한 제자 이상적의 인품을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며 답례로 그려 준 것임을 밝히고 있다.
수월관음도는 불경인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나오는 관음보살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회화로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이 기증했다. 국내에는 제대로 된 고려시대 수월관음도가 2∼3점에 불과해 미술사적으로 자료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이다.
이 밖에도 '분청사기 상감 연꽃 넝쿨무늬 병', '이항복필 천자문', '나전경함',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제15'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편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기증 주제 전시 공간(기증Ⅱ‧Ⅲ‧Ⅳ실)은 다양한 기증품을 세 가지 주제로 구분해 전시실을 조성했다. 먼저 기증Ⅱ실은 '문화유산 지키기와 기증'이라는 주제로 20세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 분들의 노력을 살펴본다.
김혜경 학예연구관은 "국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할 뻔한 문화유산, 후손들이 정성껏 지킨 문중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회 등 단체의 노력이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증Ⅲ실은 '기증 문화유산의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성과 미감을 지닌 문화유산을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중앙 통로 좌우에 전시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기증Ⅳ실은 '전통미술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공간이다. 김 연구관은 "예술가의 안목으로 옛 물건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전통미술품에서 받은 영감을 예술 창작활동의 원천으로 삼은 현대 작가들의 기증품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기증 테마 공간을 마련해 기증 문화유산과 관련된 작은 주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 기간은 12일부터 5월 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