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돈잔치’ 비판 피할까…성과급 300%→200%대 축소

입력 2024-0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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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 인하하면 이익 감소”
4개 은행 성과급 200%대로 하향
우리은행 180%로 줄일 전망

올해 시중은행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규모가 전년 대비 축소됐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돈 잔치’ 등 은행권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에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이들 4개 은행의 올해 임금 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아졌다.

지난해 평균 300%였던 경영성과급도 200%대 수준에 그쳤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340만 원을 지급한 데서 축소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하향했다. 성과급 중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와 61%에서 230%와 51%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아직 성과급 규모를 확정짓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00%와 현금 300만 원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통상임금의 400%와 200만 원을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건이 나빠졌다.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대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 확대로 인해 올해 경영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고 은행들은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인식이 성과급을 책정하는 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건 사실이다”라면서 “금리 인하로 인한 이익 축소, 각종 리스크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각종 복리후생을 강화해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축소를 보완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월 기본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액수의 우리사주를 연간 지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 원격지 발령 직원들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사원연금제도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증액했다. 또한,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퇴직과 가족돌봄 근무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하고 본인 결혼축하금을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높였다. 농협은행은 장기근속자를 위한 안식휴가를 확대하고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다. 가족돌봄 근무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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