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저조…업황 둔화 우려로 연말부터 내림세
"당분간 비중 줄여야"
지난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이차전지 관련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 주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차전지주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16일 오후 2시 30분까지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는 16.24% 하락했다. 'TIGER 2차전지TOP10', 'KBSTAR 2차전지TOP10' 등도 각각 9.43%, 7.39% 내렸다.
개별 종목별로는 엘앤에프가 17.70%,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13.80%, 에코프로비엠이 8.39% 상승했으나 에코프로(-16.58%), 삼성SDI(-15.36%), 코스모신소재(-14.57%), SK이노베이션(-14.12%), LG화학(-13.27%), LG에너지솔루션(-11.33%) 등은 10% 넘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러한 약세는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9일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공시를 통해 4분기 영업이익 338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동기 42.5% 증가한 실적이나 시장 전망치였던 5900억 원에는 못 미쳤다. 엘앤에프는 15일 4분기 2804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차전지 섹터 실적은 메탈가격 하락, 전기차 판매량 둔화세 지속, 재고조정 등으로 부진한 실적이 전망된다”며 “이차전지 산업의 전반적인 실적부진이 예고된다”고 짚었다.
4분기 실적 시즌뿐만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이차전지 관련주 투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이차전지는 미국 대선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불확실성, 전기차 수요 둔화, 배터리 수주 공백기,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도 등으로 불확실성이 더 큰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될 저조한 실적, 모멘텈 부재로 리스크가 더 크므로 당분간 이차전지 섹터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다만, 내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사들의 46시리즈 배터리를 적용한 픽업 트럭 출시가 기대되며 이는 삼원계배터리에 새로운 수요가 될 것이고, 그 모멘텀은 4680 양산이 가장 빠른 LG에너지솔루션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등 시에도 양극재 기업들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