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불 지핀 '판매수수료 공방戰'…11번가 발끈

▲이커머스 업계가 ‘판매수수료’를 두고 날선 공방전에 돌입했다. (사진제공=각 사)

이커머스 업계가 ‘판매수수료’를 두고 날선 공방전에 돌입했다. 11번가와 쿠팡이 사실상 전면전을 시작한 가운데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옥션(G마켓)은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이날 오전 쿠팡을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 건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11번가 측은 “쿠팡이 ‘부당비교 광고’로 고객들에게 오인의 소지를 제공했다”며 신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이 수수료 45%를 떼어간다는 한 경제지 기사 내용을 반박하고 자사의 수수료가 낮음을 주장하기 위해, 11번가의 판매수수료를 쿠팡에 유리한 기준에 맞춰 비교·명시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쿠팡은 즉각 11번가의 공정위 신고 내용에 대해 “공시한 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어 “‘최대 판매수수료(명목수수료)’라는 기준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양측의 이런 공방전은 3일 쿠팡 측이 자사 뉴스룸 ‘알려드립니다’라는 설명 글에서 비롯됐다. 쿠팡은 당시 설명 글을 통해 자사의 판매수수료가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11번가, G마켓·옥션, 쿠팡 순으로 각사의 카테고리별 최고 판매수수료를 표로 제시했다. 표에는 11번가는 20%, G마켓·옥션은 15%, 쿠팡은 10.9%를 판매자(셀러)에게 최대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쿠팡이 제시한 주요 오픈마켓 최대 판매수수료 비교표 (사진제공=쿠팡)

이 표의 숫자만 본다면 11번가가 수수료율 20%로 가장 높은 판매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 11번가는 여기서 쿠팡 측이 대중의 인식을 왜곡하는 데이터를 선별했다고 지적한다. 쿠팡이 표에서 명기한 11번가의 최대 판매수수료 20%는 11번가의 전체 185개 상품 카테고리 중 단 3개인 △디자이너 남성의류 △디자이너 여성의류 △디자이너 잡화에 한정돼 있다. G마켓의 경우는 도서·음반 부문이, 쿠팡은 면·라면이 최고 판매매수수료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결국 비교 대상 품목이 동일하지 않은 것이다.

판매수수료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상품의 가격, 판매량 등에 따라 카테고리별로 각기 다르게 설정된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셀러들도 오픈마켓 입점 시 판매수수료를 중요 기준으로 꼽고 있다.

11번가는 특히 “3개 카테고리 이외에 180개 카테고리의 판매수수료는 7~13%대”라며 “타사 오픈마켓 수수료와 비교하고자 했다면 전체 카테고리의 판매수수료를 평균으로 산출해 비교해야지 극히 일부에 불과한 최대 판매수수료 몇 개를 뽑아, 선별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점을 고려 중인 잠재적 셀러에게 ‘11번가의 수수료가 비싸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격분했다.

양사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G마켓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한발 물러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굳이 여러 오픈마켓 가운데 SK 11번가, 신세계 G마켓으로 꼭 집어 분류한 것이 ‘재벌가 이커머스 VS 신흥 이커머스’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런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G마켓은 11번가처럼 정면반박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신세계그룹 측도 이번 쿠팡 측의 뉴스룸 설명 글에 대해 “아닌 밤중에 홍뚜깨”라며 어이없어했다는 후문이다. 대신 G마켓은 11번가처럼 공정위 신고라는 정면 대응 대신 같은날 빠른 정산 시스템, 업계 최저수준 판매수수료 5년째 동결, 빅프로모션 매출성장 지원 등 ‘다양한 셀러 지원 정책’을 홍보하고 나섰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덕분에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판매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는 것. 특히 G마켓은 “중소 영세 판매자와의 상생 취지로 2019년부터 판매이용료(오픈마켓 수수료)를 5년째 동결, 업계 최저 수준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G마켓 옥션 로고 (사진제공=G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