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속 복귀' 이재명, 당 통합·선거제 해법은

입력 2024-01-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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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최고위 주재…'흉기 피습' 15일만
이낙연은 창당…비주류 현역만 4명 탈당
병립형·연동형 두고 현실론-명분론 이견

▲흉기 피습 8일만에 입원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당무에 복귀한다. 2일 '흉기 피습' 사태를 겪은 지 15일 만이다. 당무를 이탈한 사이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주류의 연쇄 탈당 등 야권 분열이 본격화한 가운데, 당 통합·기강 정립은 이 대표의 당면 과제다. 이견 탓에 결론을 내지 못한 선거제 개편 문제도 풀어내야 할 핵심 현안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퇴원(10일) 후 인천 계양구 자택에서 회복 치료 중인 이 대표는 17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 주재를 시작으로 당무를 재개할 계획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정치테러 은폐수사 규탄대회에서 "이 대표의 수술 경과가 좋아 지금은 퇴원해 댁에서 요양하고 계신다"며 "조만간 당무에 복귀하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복귀한 이 대표가 마주할 당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선 지난 대선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맞붙은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해 새로운미래(가칭) 창당 작업에 나섰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모임 '원칙과 상식' 3인방(김종민·이원욱·조응천)도 최근 당적을 버리고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웠다. 지난해 말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까지 합하면 현역 4명이 당을 떠났다. 이들 모두에게는 이 대표 체제에 강한 반감을 가졌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이들에 이어 비주류 원외 인사들과 당원들도 잇따라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날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과 청년 당원 1000여명이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탈당과 새로운미래 합류를 선언했고, 전날(15일)에는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 등이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4·10 총선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향후 공천에서 떨어진 현역의원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지도부와 공관위는 '공정 공천'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선 예비후보 검증 단계에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사법적 논란이 있는 일부 인사가 적격 판정을, 친명계 지역구에 도전하는 비주류 후보가 부적격 판정을 받는 사례가 나오면서 잡음이 불거진 바 있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한 가시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명 성향의 한 민주당 당직자는 "단순히 통합, 단합하자는 말은 무의미하다. 이제까지 원론적인 말만 하다가 전부 내보내지 않았나"라며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면 친명이라도 내치고, 철저한 비명이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중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통합형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이른 시일 내 김 전 총리와 이 대표의 공동 선대위 같은 것이 출범하면 어떨까"라며 "국민의힘에 한동훈 체제가 등장했다면 민주당도 이 대표와 김 전 총리 등 더 단합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싼 선거제 논의도 더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20대 총선까지 시행된 병립형비례대표제(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배분) 회귀를 일찌감치 당론으로 정한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직전 21대 총선부터 자당 주도로 도입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지역구 의석이 정당 득표율에 비해 적으면 모자란 의석 50%를 비례대표 배분)와 병립형을 두고 입장 정리를 하지 못했다.

당내에선 준연동형 유지시 위성정당 창당이 유력한 국민의힘에 비례 의석을 대거 넘겨줄 수밖에 없으니 병립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이 대표의 대국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론이 대립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 47석을 병립형·연동형으로 반씩 쪼개는 중재안을 냈지만, 국민의힘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에서 "선거는 승부인데 이상적 주장으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라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했지만, 최근 야권 분열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 범야권의 비례연합정당 제안을 마냥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당 통합의 한 축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비롯해 준연동형 유지를 주장하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당 관계자는 "비례를 얻으려는 판단이 오히려 당을 쪼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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