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 ‘에파미뉴라드’, LG화학 ‘티굴리소스타트’ 다국가 3상 잰걸음
통풍 신약개발에 뛰어든 JW중외제약과 LG화학이 진검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이 개발한 기존 치료제 대비 부작용을 극복한 ‘국산 신약’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재 JW중외제약과 LG화학은 각각 통풍 치료제 후보 물질 3상 임상시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날카로운 요산염 결정이 관절과 연골 주위 조직에 쌓이는 질환이다. 통증과 관절염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노화와 체중 증가 등이 통풍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에선 글로벌 기업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알로푸리놀’과 일본 기업 테이진이 개발한 ‘페북소스타트’ 등이 유통되고 있다. 다만 알로푸리놀은 피부 발진 부작용 위험성이 확인된 바 있다. 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지급된 부작용 피해 원인 의약품 중 알로푸리놀은 67건으로 전체 625건 중 10.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페북소스타트도 심혈관계 이상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안전성 서한을 통해 심장질환과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는 페북소스타트의 위험성과 유익성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판 후 임상시험에서 페북소스타트가 알로푸리놀 대비 사망 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2019년 1차 치료제에서 페북소스타트를 제외했다.
이에 JW중외제약과 LG화학은 기존 약물 대비 효과성과 안전성을 개선해 미충족 수요를 포괄하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이달 15일 말레이시아 국립의약품규제기관(NPRA)으로부터 통풍 치료제 신약후보 물질 ‘에파미뉴라드’ 3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 에파미뉴라드는 체내 요산 흡수에 관여하는 물질인 ‘URAT1’를 억제해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이번 임상 3상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총 588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페북소스타트 대비 혈중 요산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시작했고, 대만에서도 같은해 12월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태국과 싱가포르에서도 IND를 승인받은 상태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기전의 통풍 치료제는 부작용 우려로 활발히 처방되는 제품이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에파미뉴라드 3상 진행 기간은 약 36개월로 계획했으며, 변동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티굴리소스타트’의 3상을 진행 중이다. 티굴리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효소인 ‘잔틴옥시다제(XO)’의 발현을 억제해 요산의 과다생성을 막는 기전이다.
현재 티굴리소스타트 임상 3상은 식약처와 FDA를 비롯한 10여 개 국가에서 승인된 상태다. 위약 대비 티굴리소스타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과 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가 우월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 등 두 건이 각각 진행 중이다. 앞서 2021년 7월 LG화학은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 2상 결과, 티굴리소스타트와 페북소스타트를 비교해 높은 혈중 요산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LG화학 관계자는 “10여 개 국가에서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시험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폴라리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7억8000만 달러(3조6996억 원)로 평가됐고, 2032년까지 약 60억4000만 달러(8조3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통풍 환자는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로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보면 2022년 국내 통풍 환자 수는 50만9699명으로 2021년 49만2373명과 비교해 3.5%가량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 26만5065명과 비교하면 환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 국산 신약의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