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최 작년 행사보다 시청률↓
골든 글러브 등 경쟁 시상식 늘어나
같은날 NFLㆍ공화당 경선 등에 밀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 시상식의 올해 시청률이 역대 최저치에 머물렀다. 연기된 행사일정과 유사한 성격의 다른 시상식 증가ㆍ걸출한 스포츠 중계ㆍ정치적 이슈 등에 밀려 관심에서 멀어졌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월요일(15일) 열린 올해 에미상 시상식을 약 430만 명이 시청했다”라면서도 “지난 행사 시청률이 역대 최저치인 590만 명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거기에도 크게 못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 월요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코크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에미상 시상식은 애초 지난해 9월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유례없는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들의 파업 탓에 4개월여 연기됐다.
걸출한 이벤트가 동시간 대에 개최된 것도 원인이다.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15일(월)에는 2023~2024 NFL(미식축구) 플레이오프가 열렸다. 닐슨 통계에 따르면 당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출전한 NFL 경기는 2800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여기에 2024 미국 대선을 앞둔 공화당의 아이오와 경선도 같은 날 치러졌다. 개표가 속속 이어지면서 에미상을 중계한 폭스TV의 시청률도 하락했다.
닐슨 데이터를 보면 에미상 시청자(약 430만 명)보다 많은 470만여 명이 오후 8시에서 11시 사이에 아이오와 경선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3개의 메이저 뉴스 채널로 이동했다.
구조적인 상황변화도 에미상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방송계의 오스카상으로 위상을 떨쳤던 에미상은 이제 다른 시상식과도 경쟁하고 있다.
올해 에미상에서 큰 상을 석권한 주요 작품과 감독ㆍ배우들은 앞서 개최된 골든 글로브상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등에서 이미 해당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NYT는 “에미상의 시청률이 10년 전과 비교해 낮아졌지만, 다른 시상식은 최근 시청률이 반등했다”라며 “오스카 시상식의 시청률은 2년 연속 상승했고, 그래미 시상식도 마찬가지. 에미상의 저조한 시청률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에미상에서는 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활약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이 미니시리즈ㆍTV 영화(Limited Or Anthology Series Or Movie)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캐스팅 상 △편집상 △의상상 등 8개 상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