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근로자의 23%만이 대체할 만한 경제성 있어
높은 시스템 구축 비용에 인간이 더 효율적”
AI로 인한 일자리 파괴, 점진적 진행될 듯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빠른 진화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여전히 대부분 직업에서 인간이 AI보다 효율적이라는 심층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및 AI 연구소 연구원들은 45페이지 분량의 ‘AI 노출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AI 시스템의 막대한 초기 구축 비용으로 임금 근로자의 23%만이 고용주가 당장 AI로 대체했을 때 효율적”이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AI로 인한 일자리 파괴가 점진적인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연구는 거의 모든 산업과 직종에서 ‘컴퓨터 비전’ 기술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임금과 AI 자동화를 도입할 경우의 비용을 분석해 결과를 도출해 냈다. 컴퓨터 비전은 기계가 디지털 이미지와 기타 시각적 입력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분야다.
가령 소매점 직원은 재고를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매장에 표시된 상품의 가격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컴퓨터 비전 기술로 이를 대체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는 카메라와 AI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절약할 수 있는 시간과 임금이 이러한 기술 업그레이드 비용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즉 여전히 고용주가 인간 근로자를 쓰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MIT 컴퓨터과학 및 AI 연구소의 미래 기술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인 닐 톰슨은 “AI가 당장 모든 곳에 도입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면서 “많은 경우 인간이 지금 당장 일을 하는 것이 AI를 도입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은 AI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은 많지만 당장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며 “AI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할 때의 경제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번 연구가 향후 정책 입안자들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최악의 AI 영향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할 때 고려해야 할 타임라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톰슨 책임자는 “근로자의 실직이 얼마나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지 조금 더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훨씬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