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셍테크 지수 3년만에 3분의 1 토막…관련 상품 상장폐지 신호탄 가능성
중국 본토 증시도 흔들려…국내 중국 ETF 청산 가능성도 제기
홍콩 증시 급락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그 여파가 다른 파생상품에도 미치고 있다. 최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 기업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상품들의 상장폐지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발행한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22일 오후 3시 55분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돼 오는 24일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이 상품의 본래 만기일은 오는 7월 19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홍콩 증시가 연일 크게 하락하면서 지표가치(ETN 1증권당 실질가치)가 1000원 밑으로 하락해 조기 청산을 피하지 못했다.
거래소는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의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가거나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할 경우 조기청산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표 가치란 만기 시점에 받을 수 있는 해당 ETN의 실질 가치다.
2021년 초 9000을 넘어서던 항셍테크 지수는 최근 3000초반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상품은 항셍테크 지수 선물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면서 상장폐지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시장에선 이번 사건이 홍콩 증시 관련 파생상품의 상장폐지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상품을 포함해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등 관련 ETF·ETN 상품은 9개(인버스 제외)에 달한다.
아울러 홍콩 증시 급락세에 더해 중국 본토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X는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청산한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홍콩 증시 약세장이 이어지자 ETF 투자 수요가 줄고 수익도 내기 힘들어진 시장 분위기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글로벌X는 오는 2월부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19개 ETF를 청산하는데, 그 중 11개가 중국 섹터 ETF다.
시장에선 국내 중국 ETF 청산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설정액과 운용자산(AUM)이 50억 원 미만으로 내려간 ETF는 금융위원회 승인 없이 거래소 내에서 청산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